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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 & CEO]바이오 벤처 ‘신라젠’ 문은상 사장

입력 | 2016-12-06 03:00:00

“면역항암제시장 글로벌 리더 도약”




 “이번 상장을 계기로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겠습니다.”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 사장(51·사진)은 “펙사벡 시판뿐 아니라 적응증 확대, 병용치료법 개발, 차세대 항암제 개발을 통해 세계 항암제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말했다.

 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인 신라젠은 유전자 재조합 항암 바이러스를 이용해 항암제를 개발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2006년 설립됐다. 항암 바이러스 면역치료제 원천기술을 갖고 있던 미국 제네렉스(현 신라젠바이오)를 2010년 1억5000만 달러(당시 약 1600억 원)에 인수해 펙사벡(Pexa-Vec)을 개발하고 있다.

 펙사벡은 천연두 예방 백신에 쓰는 백시니아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재조합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게 만든 항암 신약 후보물질이다. 임상 2상에서 투여군이 대조군보다 7.4개월 더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환자의 암세포가 모두 사라지는 완전 관해, 전이된 간암이 치료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2009년 유럽의약품청(EMA)에 이어 2013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펙사벡을 희귀의약품(간암)으로 지정함에 따라 유럽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 동안 독점판매권을 확보했다.

 신라젠은 2015년 FDA로부터 특정임상계획평가(SPA)를 승인받았다. 세계 20여 개국에서 간암 환자 6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실시한 뒤 2020년 간암치료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라젠이 주도하는 글로벌 임상 3상 및 시판 준비 작업에는 한국 녹십자, 프랑스 트랜스젠, 홍콩 리스파마가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펙사벡의 상업화 가능성과 기술력을 보고 지난해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 신라젠은 연구비로 3년간 약 100억 원을 지원받는다.

 문 사장은 서울대 치대를 나와 러시아 모스크바 제1의대에서 두경부 외과를 전공하고 수련의 과정을 마쳤다. 귀국한 후 1996년 치과를 개업했다. 2009년 논문을 보고 펙사벡 연구 협력업체인 신라젠을 통해 제네렉스에 200만 달러를 투자했다. 2010년 신라젠에 거액을 투자해 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한 뒤 대표를 맡아 제네렉스 인수를 주도했다.

 그는 “펙사벡과 다른 항암제를 함께 써 신장암 췌장암 대장암 등의 치료 효과를 높이는 병용치료법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한국 미국 유럽 중국에서 실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신라젠은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액) 18억 원에 영업손실 237억 원을 냈다.

김상철 전문기자 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