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표결 D-3]“친박도 3명 이상 찬성의사 표명” 반대세력 낙인땐 재기불능 판단… “보수의 궤멸 막는게 급선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키를 쥐고 있는 새누리당 비주류 측이 5일 “야당에서 이탈 표만 막는다면 9일 (박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은 분명히 가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도 탄핵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탄핵 반대세력’으로 낙인찍히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비주류 측에서는 35명까지 분명히 탄핵 표결에 동참하는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며 “숫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고, 친박계 의원 중에서도 3명 이상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개별적으로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재경 의원도 라디오에서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우선 지켜보자는) 우리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진솔하게 사과를 해서라도 입장을 바꿔야 한다는 게 결론이었다”며 “내 판단으로는 40명+α(이상)가 (탄핵에) 찬성하고 있고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날 회의에 불참했던 비주류 의원들도 대체로 9일 탄핵 표결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 측은 6일 의원총회에 앞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탄핵 동참 의지를 다지기로 했다.
친박계 내부에서도 3일 6차 촛불집회를 계기로 “성난 민심에 탄핵 표결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다”며 찬성 쪽으로 기우는 의원들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탄핵을 계속 거부할 경우 새누리당이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영남권의 중진 의원 2명도 탄핵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한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철규 의원(초선·강원 동해-삼척)은 5, 6일 지역구 주민 여론조사를 한 뒤 결과에 따라 탄핵안 표결 찬반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른 친박계 일부 의원도 탄핵 표결 보이콧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새누리당 내부의 움직임은 ‘탄핵 반대 후폭풍’에 휘말리면 내년 대선에서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주류 핵심 중진 의원은 “탄핵 국면에서 어떻게 해야 그나마 보수의 정권 재창출이 가능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보수의 분열보다 보수의 궤멸을 막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