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곤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한국망막학회 총무이사
황반변성은 일반적인 시력검사로는 발견하기 어렵다. 시야가 완전히 안 보이는 게 아니라 부분 부분 뒤틀려 보이거나, 다른 곳은 잘 보이고 시야의 일부분에 검은 점이 보인다. 이렇게 부분적인 왜곡이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에 병이 진행되는데도 정상에 가까운 시력을 나타낼 수 있어서 환자가 쉬이 눈치 채지 못할 수 있다.
한국망막학회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황반변성 환자의 삶의 질은 일반인에 비해 훨씬 낮으며 특히 환자들은 건강, 시력, 일상생활 및 정신 건강에서 모두 어려움을 겪는다. 환자 개개인을 위해서도, 사회 경제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도 황반변성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해야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선 안과에서 진행되는 일반 시력검사에는 암슬러 격자 검사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 나라에서 2년에 한 번 제공하는 국가건강검진 역시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시력검사표로만 진행된다. 모든 연령이 아니더라도 고위험군에 속하는 노년층이나 당뇨병 환자만이라도 암슬러 격자 검사를 활발하게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지 않는 한 이 검사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시력검사 환경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면 된다. 병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의료진과 환자, 환자 가족이 삼위일체가 될 필요가 있다. 의료진은 고위험군의 정기 시력검사에서 암슬러 격자 검사를 적극 시행하고, 환자 역시 정기적으로 시력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형곤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한국망막학회 총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