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연극 무대 오른 배우 소유진 장진 감독의 코미디 극 ‘꽃의 비밀’ 엉뚱한 아줌마 모니카 역할 맡아 “출산 후 여배우로서 고민했지만… 이젠 역할 선택 폭 넓어져 좋아”
연극 ‘꽃의 비밀’에서 사랑스러운 아줌마 ‘모니카’역으로 출연 중인 배우 소유진. 그는 “데뷔 16년 만에 처음으로 남장을 하게 됐다”며 “제가 남자 목소리를 이렇게 잘내는지 처음 알았다”며 놀라워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TV 드라마 ‘아이가 다섯’이 종영한 지 한 달 만이다. 그는 “장진 감독의 팬인데 캐스팅 제안받고 너무 욕심이 나 휴식기 없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워킹맘인 그가 연달아 작품을 선택할 수 있었던 건 가족의 응원이 컸다. 지난달 29일 ‘꽃의 비밀’ 첫 공연 날. 무대에는 소유진, 객석에는 그의 남편인 요리연구가 백종원(50)이 자리를 지켰다.
2일 공연장에서 만난 소유진에게 “남편이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것같이 사랑스러운 시선을 던지더라”고 말을 건네자 “제가 무대에 선 걸 남편이 그날 처음 봐 그런다”며 웃었다.
아내의 무대 연기를 처음 본 남편의 평가는 어땠을까. “제 연기보다는 장진 감독님의 대본이 너무 재미있다고 감탄하던걸요.”
연극 ‘꽃의 비밀’은 모니카 역의 소유진(왼쪽)과 배종옥 등 여성 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작품이다. 수현재씨어터 제공
소유진은 결혼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면서 아줌마 팬이 느는 등 오히려 팬 층이 두꺼워졌다. 캐릭터의 폭도 넓어졌다. 스스럼없이 아줌마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첫째를 낳았을 때만 해도 배우로서 고민이 많았어요. 더 이상 사람들이 저를 예쁜 여주인공으로 봐주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근데 둘째를 낳으면서 마음을 다잡았죠. 제가 지금 현재 제일 잘할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아줌마 캐릭터잖아요.”
‘국민 요리 선생님’으로 통하는 남편 못지않게 팬들 사이에선 소유진의 ‘레시피’도 인기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하며 팬들과 소통한다. 특히 첫째 아이를 낳고 나서 이유식 책을 내기도 했다.
‘꽃의 비밀’은 내년 2월 5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3만5000∼5만5000원. 1544-1555
김정은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