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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차은택, CJ창조센터 책임자 자리 요구”

입력 | 2016-12-07 03:00:00

[대기업 총수 청문회]손경식 “조원동, 이미경 퇴진 압력”
정몽구, 靑의 납품청탁 간접 시인… 신동빈 “이인원 부회장이 70억 결정”




 6일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 기업 총수들에게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출연금 외에도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 ‘비선 실세’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등의 공소장에 적시된 KD코퍼레이션 납품 청탁 및 플레이그라운드 광고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집중 추궁받았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두 의혹 모두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 대신 2014년 11월 정 회장과 김용환 현대·기아차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안 전 수석을 만났을 때 최 씨 지인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의 납품 계약 청탁을 받았다는 점은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올 2월과 3월 각각 80억 원과 75억 원을 추가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SK그룹과 롯데그룹도 당시 상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SK그룹은 이 요청을 거절했다. 롯데그룹은 5월 말 70억 원을 보냈다가 6월 초 모두 돌려받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후에 들은 얘기지만 실무진 얘기로는 당시 계획이나 얘기가 상당히 부실했던 데다 돈을 전해 달라는 방법도 부적절했다고 들었다”라며 거절 배경을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의사결정은 고 이인원 부회장을 비롯한 해당 부서가 했고 사건이 알려진 후에 보고받았다”라고 답했다. 신 회장은 면세점 탈락이나 검찰 수사에 대비한 뇌물 성격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일관되게 “대가성이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아내와 최순실 씨가 잘 아는 사이가 아니냐는 질문에 “집사람이 승마장에 매일 간 일이 없다”며 부인했다. 김 회장은 또 승마협회를 삼성그룹에 넘긴 데 대해 “제가 느끼기에 벅차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는 청와대의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력에 대한 질문이 주로 나왔다. 손 회장은 “조원동 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이 이 부회장이 조금 자리를 비켜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라고 증언했다.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이 ‘자유경제주의적 시장 질서에 어긋난 요구 아닌가’라고 묻자 손 회장은 “과거에 군부정권 때에는 이런 일이 있었지만 흔한 일은 아니라는 것은 안다”라고 답했다. 손 회장은 다만 청와대 압박으로 이 부회장이 퇴진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손 회장은 또 ‘차은택 씨가 CJ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되고 싶다고 했지만 직원들이 거절했다고 들었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평창 겨울올림픽 조직위원장으로 일하던 당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사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정부 정책 지원이나 사회공헌사업 등의 형태로 내는 준조세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명분만 맞으면 앞으로도 정부가 요구한 돈을 다 낼 것이냐”라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구 회장은 “국회에서 입법을 통해 막아 달라”라고 말했다.

이샘물 evey@donga.com·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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