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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세월호 당일 오후에 머리손질… 평소엔 오전에 손질 받는데 왜?

입력 | 2016-12-07 03:00:00

[최순실 게이트]靑 “미용사 3시20분경 들어와 머리손질 걸린 시간 20여분”
일부언론 “1시간 반가량 걸려” 세월호 보고받은 뒤 ‘손질’ 논란
미용사도 최순실씨가 소개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상황보고를 듣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중대본을 방문하기 직전 1시간 반가량 머리 손질을 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동아일보DB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있던 2014년 4월 16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이 유명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머리를 손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일부 언론은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 1시간 반가량 머리를 손질하며 ‘골든타임’을 허비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전속 미용사가 이날 오후 3시 20분경부터 약 1시간가량 청와대에 머물렀다”며 “머리 손질에 걸린 시간은 20여 분”이라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에 대해 청와대가 ‘머리 손질’에 20여 분을 썼다고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통상 오전에 관저에서 머리를 손질한 뒤 본관으로 건너가 집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총무비서관실 소속 계약직으로 채용해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맡겼다고 밝힌 T 헤어숍 정모 원장(55·여)의 측근은 동아일보에 “정 원장이 주로 오전 중 청와대로 가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머리손질을 거른 이유는 의문이다. 또 오후에 미용사를 관저로 부른 것은 세월호 사고를 보고받은 뒤에도 오후 늦게까지 관저에 머무르며 사태를 안이하게 인식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청와대 관계자는 “점심시간이 지난 뒤에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돼 서면으로 보고하며 부산을 떨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당일 오후 3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방문하겠다고 지시했고, 오후 5시 15분에야 중대본에 도착했다.

 한겨레신문은 청와대와 미용업계 관계자들을 취재해 T 헤어숍 정 원장이 2014년 4월 16일 낮 12시경 청와대로부터 “급히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고 이날 오후 관저에 들어가 박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를 했다고 6일 보도했다. 한겨레는 올림머리를 하는 데에는 화장까지 포함해 90분 이상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이어 박 대통령이 올림머리를 한 시간은 오후 1시에서 3시 사이라고 추정했다. 해경이 세월호에 갇힌 315명을 구조하기 위해 수중 수색작업에 들어간 시각이다.

 반면 SBS는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단골 미용사로부터 머리를 손질했으나 중대본 방문을 앞둔 시각에 일부러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연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SBS에 따르면 정 원장은 “당일 아침 박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했다”고 증언한 뒤 “중대본을 방문한 박 대통령의 머리가 평소와 왜 달랐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비상사태였기 때문에 일부러 그런 것”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민방위복을 입은 박 대통령의 의상에 맞춰 긴박한 시기임에도 다시 머리를 손질했다는 해석이다.

 정 원장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소개로 2005년경부터 박 대통령의 전속 헤어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운영하는 T 헤어숍은 현재 전국에 30여 개 지점을 거느리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다.

 청와대는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세월호 당일 대통령 행적과 관련해 연애설, 굿판설, 성형시술설 등이 근거 없는 의혹으로 밝혀지자 이제는 1시간 반 동안 머리 손질을 했다는 터무니없는 의혹 제기까지 등장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당일) 오후 3시 중대본 방문 지시를 내린 뒤 서면보고를 받는 20여 분 동안 2013년 총무비서관실 계약직으로 채용한 정 원장 등 2명으로부터 머리손질을 했다”고 밝혔다.

정지영 jjy2011@donga.com·장택동·김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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