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돕기 바자회 열어 기부 “내 아이만큼 다른 아이들도 소중”
6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맘 나누장’ 미혼모 돕기 바자 매장에서 행사를 기획한 그로잉맘 공동대표 이다랑 씨(왼쪽)와 이혜린 씨가 판매 물품들을 살펴보며 활짝 웃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맘 나누장은 30, 40대 엄마들이 어린 미혼모들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마련한 행사다. 부모교육 전문기업 ‘그로잉맘’의 공동대표 이다랑 씨(31)와 이혜린 씨(30)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4월부터 운영한 오프라인 ‘엄마성장모임’에 참석한 여성들이 기획했다.
매달 만나 육아 고민을 나누던 멤버들은 지난달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선바자회를 열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대부분 기부와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어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각자 일과 육아로 바쁜 가운데서도 ‘엄마’들은 자신의 활동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람을 느꼈다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디자인 관련 일을 하다 5년 전 쌍둥이를 임신하며 직장을 그만둔 박유미 씨(43)는 맘 나누장에 내놓을 캘리그래피 공예품을 만들며 “잊었던 재능을 되살려 잃어버린 자존감과 활기를 찾았다”고 말했다. 이혜린 씨는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도 ‘내 아이를 놔두고 일한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나 내 아이와 함께 살아갈 또래 아이들의 엄마들을 도울 수 있다는 고마움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로잉맘은 이런 모습을 ‘집단 모성’이라고 표현했다. 이다랑 씨는 “오직 내 아이 하나만 잘 키우자는 ‘맘충’(엄마를 비하하는 표현)이 아닌, 우리 아이가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서로를 품고 나누는 엄마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며 웃었다. 그로잉맘은 올해뿐 아니라 내년 이후에도 재능 기부와 자선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따뜻한 바자 매장 안에는 ‘엄마 CEO’가 직접 만들어 파는 오미자차의 향기가 퍼졌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