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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호 “최순실 이모가 시키는대로 했다”

입력 | 2016-12-08 03:00:00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
“동계영재센터도 이모 아이디어”… “연세대 실력으로 갔나” 묻자 “네”
의혹제기 안민석 “날 미워하지말라”… 장씨 “꼭 뵙고 싶었다” 여유 보여




 최순실 씨의 조카 장시호 씨가 7일 오후 3시 27분 ‘최순실 게이트’ 국회 청문회장에 검은색 점퍼 차림으로 얼굴을 가린 채 여성 교도관 2명에게 이끌려 입장했다. 이날 청문회 불출석으로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최 씨 일가 증인 가운데 유일하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장 씨는 이날 최 씨와 관련된 답변을 할 때 ‘최순실 이모’라고 표현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특혜 지원 의혹을 받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관련해 “최순실 이모의 아이디어”라며 “이모가 만들라고 해서 지원서와 계획서를 만들어 여기 계시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줬다”고 말했다. 장 씨는 “저는 이모가 지시를 하면 따라야 하는 입장이다. 이모여서 거스를 수 없었다”고 했다. 삼성전자로부터 지원받은 16억 원 중 11억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영재센터에 남은 잔액이 많고 제 혐의에 대해서는 액수가 틀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장 씨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2006년) 제 결혼식 때 뵌 적이 있다”면서도 2013년 대통령 취임 후에는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최 씨와 박 대통령이 통화하는 것을 봤느냐’는 질문에는 “이모는 저와 차를 타고 갈 때도 통화를 할 때 라디오를 크게 틀거나 차를 세워서 내려 통화하기 때문에 누구와 통화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을 (퇴임 후) 모시고 살겠다’고 이야기한 적 없느냐”고 묻자 “전혀 없다”고 했다. 장 씨는 연세대에 승마 특기생으로 입학한 것과 관련해 ‘본인의 실력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어머니(최순득 씨)한테 박 대통령이 (커터칼 피습 후) 집에 머물렀다고 들은 적 없느냐”는 질의에는 “집에 머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날 장 씨는 여야 의원들의 추궁에도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대포폰 사용 등 장 씨 관련 의혹을 제기해온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개인적으로 (나를) 미워하지 말라”고 하자 장 씨는 “꼭 뵙고 싶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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