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의 ‘핵-경제’ 병진에 ‘두 케이크 먹을 수 없다’고 언급 새로운 대북 정책에 반영될 듯 대북억지력을 더욱 강화하고 한미동맹 전략과 전술 새로 짜야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
우선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억지력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지금 상황에선 한미동맹을 통한 억지력 강화가 가장 효과적인 대북 억제 수단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한반도에서의 새로운 도발이나 긴장 상황은 곧 핵전쟁을 의미한다는 것을 트럼프도 잘 알고 있다. 동시에 김정은의 오판 가능성이 주는 위험성도 고려해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와 무관하게 한미 양국은 미국의 정권 교체 기간에 발생하는 일종의 정책 진공 상태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김정은은 이 기간에 추가 도발을 계획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두 번째로 북한을 겨냥한 한미동맹 전략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불과 1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점증되고 고도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그대로 방치할 스타일이 아니다. 북한의 핵 능력이 괌이나 심지어 미국 본토의 서부를 겨냥할 수 있다는 것은 더 이상 재론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언제든 북한을 억제하고 군사적으로 응징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출 수 있도록 동맹의 군사적 전략을 재점검해야 한다. 결국 김정은에게 “핵무기를 갖는 게 오히려 정권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세 번째로 이러한 전략을 위해 구체적인 전술 방안을 다듬어야 한다. 한미동맹이라는 전략적인 틀에서 경제 외교 군사 정보 등 각 분야의 전술을 동시에 가다듬고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적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구사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는 한국의 압도적인 번영을 지속적으로 알릴 방안을 찾아야 한다. 북한의 엘리트 지도층은 물론이고 일반 풀뿌리 주민들에게도 더 이상 김정은 정권의 병진 노선이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리는 정보전 강화는 이와 연동해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뉴욕 채널 등을 통한 북-미 대화의 창은 계속 열어둬야 한다. 김정은 정권이 언제든 마음이 변하면 미국과 접촉할 수 있다는 점을 주입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트럼프 행정부는 대북 문제와 관련해 항상 큰 그림과 냉정한 현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남북은 엄밀히 말하면 현재 휴전 상황이다. 지금까지 북핵을 해결하기 위해 남북 기본합의서, 북-미 제네바합의, 6자회담 등 무수한 노력을 해왔지만 북핵 해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물론 이 문제는 남북통일이 돼야 해결될 것이지만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누구도 거기에 도달할 ‘지도’를 제시하지 못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도 당분간은 휴전 상태의 남북과 북한 미국 간 긴장이 지속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긴 호흡으로 대북 정책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