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영국 찰스 왕세자의 옷을 만들었던 ‘장미라사’ 이영원 대표는 옷을 은쟁반에, 사람을 금사과에 비유했다. 옷 자체가 너무 화려해선 안 되고 세련된 절제미를 통해 사람을 돋보이게 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미국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랄프로렌의 정장 슈트를 입고 아메리칸드림 이미지를 강조했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은 간판도 없는 샘플실에서 비선 실세의 지시로 만들어진 옷을 입고 해외 순방길에 나섰다. 은쟁반의 절제나 금사과의 품격이 배어났는지는 회의적이다.
▷그제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에 출석한 고영태 씨는 1500만 원 상당의 가방, 3000만 원 상당의 옷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최순실 씨가 지갑에서 돈을 꺼내 줬다고 증언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박 대통령이 취임 후 구입한 옷이 370벌이고 시세로 7억여 원이라는 추계까지 내놓았다. 최 씨가 대가를 바라고 자기 돈으로 사준 옷을 대통령이 받아 입은 것이라면 대통령에 대해 수뢰죄를 물을 수 있다. 최 씨는 뇌물을 준 셈이 돼 증뢰죄를 적용받을 수 있다.
홍수용 논설위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