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등 완수 위해 시간 필요”… 9일 열린 정기 이사회서 공식 밝혀
영업익 1조 회복 등 경영 선방 평가…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은 부담
권 회장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정기 이사회에서 두 번째 임기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그는 “구조조정을 완수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본다”며 “경영 실적 개선에 매진한 나머지 후계자 양성에 다소 소홀해 지도자 양성을 위한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3월 17일 임기(3년)가 끝나는 권 회장은 내부 규정에 따라 3개월 전인 이달 17일까지는 연임 여부를 이사회 의장에게 밝혀야 한다. 이날 열린 이사회는 17일 전에 열리는 마지막 이사회였다.
현재 포스코 사외이사는 이사회 의장인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을 비롯해 신재철 전 LG CNS 사장,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고문 등 6명이다. 역대 포스코 회장 7명 가운데 박태준, 김만제, 유상부, 이구택, 정준양 등 5명이 연임했다.
권 회장은 철강업이 침체된 와중에도 선제적 계열사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 제품 강화를 통해 비교적 위기를 잘 버텨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회장 취임 후 포스코는 부채 비율이 역대 최저 수준인 70.4%까지 줄었다. 올해 3분기(7∼9월)에는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 원을 회복하기도 했다. 올해 초 16만 원대였던 포스코 주가는 최근 27만 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권 회장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점은 부담이다. 우선 광고 계열사 ‘포레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이 회사를 강탈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 수사 결과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이 권 회장에게 전화해 관련 내용을 전달한 사실이 확인된 만큼 권 회장이 최소한 상황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권 회장이 처음 선임될 당시 청와대나 최 씨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권 회장 부인이 최 씨와 친해 유력 후보를 제치고 회장이 됐다는 내용이다. 포스코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최근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익명의 그늘에 숨어 회사 경영진을 비방하고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무분별한 제보로 인한 보도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