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현대는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관중 열기를 자랑한다. 사령탑 최강희(57) 감독의 표현대로 ‘배추밭에 씨앗 뿌리던’ 그 때 그 시절에는 많아야 5000명을 넘기지 못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폭발적으로 관중이 늘었다. 정규리그 4회 우승이란 성적과 초현대식 클럽하우스로 대변되는 인프라를 확보하자, ‘전주성’이란 애칭을 지닌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어느덧 녹색물결로 넘쳐나고 있다. 평균 3만 관중의 목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경기당 2만명을 넘길 때가 많아 희망적이다.
지난해 K리그 클래식(1부리그)을 평정한 뒤 전북 이철근 단장은 “오랜 시간 팀을 만들어가듯 필요하다면 팬들도 육성해야 한다. 구단은 계속 매력을 주고, 스킨십을 할 임무가 있다. 세대를 뛰어넘는 팬들이 계속 탄생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게 싹을 틔운 장외의 녹색전사들은 이제 해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2010년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꾸준히 출전한 팀을 따라 전북 팬들도 아시아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지난달 2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경기 때도 한국에서만 무려 300여명이 동반 응원을 갔다. 현지 교민을 포함한 500여명의 소수정예 응원단이 전북의 통산 2번째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나선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도 마찬가지였다. 전북이 북중미 챔피언인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 대회 1차전(6강)을 치른 11일 일본 오사카 스이타 스타디움에는 ”오~오~렐레“의 파도가 넘실댔다. FIFA와 대회조직위원회가 전북에 할당한 골대 뒤편 스탠드 100여석의 입장권이 금세 동이 났다. 입장권 가격은 2000엔(약 2만3000원)으로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지만, 숙박비와 항공료까지 더하면 원정 응원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축제에 동참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흥이 많고 정열적인 멕시코 관중과 이에 동조한 일본 팬들에게 둘러싸인 ‘사면초가’의 형국에서도 “최강~전북”을 외친 이들의 함성은 아쉬운 1-2 역전패에도 아랑곳없이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오사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