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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큰둥’ 선강퉁… 국내서 일주일간 300억 거래

입력 | 2016-12-12 03:00:00

첫날 106억 이후 매매금액 감소세… 中증시 약세-국내 정치불안도 원인
진탕랑-메이디그룹 거래량 많아




 중국 선전 증시에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허용하는 ‘선강퉁(선전과 홍콩 주식 교차 거래)’ 개장 이후 일주일간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액이 약 300억 원에 그친 것으로 추산됐다. 2014년 개장한 ‘후강퉁(상하이와 홍콩 주식 교차 거래)’의 일주일 거래액보다 100억 원 정도 적다. 중국 증시의 하락과 국내 정치 불안이 겹쳐 투자 규모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선강퉁 개장 첫날인 5일 국내 투자자들의 매매대금은 106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후 일일 매매대금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금융투자협회가 공식 집계한 5∼8일 국내 투자자의 선강퉁 매매 거래금액(17개 국내 증권사 집계)은 268억 원이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공식 집계가 나오지 않은 9일 거래 실적은 25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일주일간 293억 원 정도가 거래된 것이다. 2014년 11월 17일 개장한 후강퉁 시행 후 일주일간 한국 투자자들의 거래 금액은 약 400억 원이었다.

 선강퉁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은 상승이 기대됐던 중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선강퉁 개장 이후 일주일간 선전종합지수는 1.12%, 중소 벤처기업으로 구성된 촹예반(創業板·차이넥스트)은 2.07% 각각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같은 기간 0.33% 하락했다. 여기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표결 등 국내 정치 불안에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도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글로벌 투자자들도 선강퉁 투자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선강퉁 개장 첫날 외국인은 하루 매수 한도(130억 위안)의 21%를 채웠다. 이후 20%를 넘지 못했다. 후강퉁 시행 첫날 외국인 매수 한도 전액이 소진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홍매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선강퉁은 벤처와 성장주 위주의 구성, 높은 변동성과 고평가 논란 등 외국인 투자자 유입을 제한하는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상하이 증시보다 규모가 작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쁜 성적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선강퉁 투자자들은 일부 인기 종목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모이고 있다. 국내 선강퉁 거래 50%를 점유한 삼성증권에서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투자자들은 인테리어 업체 ‘진탕랑(金螳螂)’, ‘메이디그룹’, 주류회사 ‘우량예(五粮液)’ 등을 주로 거래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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