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올해의 여성 20인’에 朴대통령-클린턴-메이 등 선정
여성 20인 중 첫 페이지를 장식한 이는 ‘제2의 대처’로 불리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다.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 부결 이후 영국 역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된 메이는 양분된 국론을 한데 모으고 험난한 길을 헤쳐 나갈 지도자로 평가받았다. 반면 미 대선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대선에서 패배해 실패한 여성 정치인으로 이름을 남겼다.
‘탄핵의 아이콘’이 된 두 여성 대통령도 20인에 올랐다. 정부회계법 위반에 측근 비리까지 불거져 탄핵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과 비선실세 국정 농단으로 최근 탄핵안이 가결되고 직무정지 상태에 놓인 박근혜 대통령이다. FT는 “강력했던 대통령이 최근 꼭두각시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2012년 취임 당시 지지자들은 ‘그녀가 나라와 결혼했다’고 말했지만, 이제 국가와 이혼을 하게 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을 소개했다.
중국 정보기술(IT) 업계의 거물 류촨즈(柳傳志) 레노버 창업자의 딸인 류칭(柳靑·39)도 20인에 포함됐다.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滴滴出行)의 사장으로 동종업계 공룡인 우버와 2년간 혈투 끝에 올해 초 우버의 중국시장 철수를 이끌어낸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8월 애플에 130억 유로(약 16조990억 원)에 이르는 세금 추징으로 주목받은 덴마크 출신 EU 경쟁담당 집행위원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48)도 이름을 올렸다.
올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여성들도 포함됐다. 브렉시트에 반대하다가 국민투표 1주일 전 총탄과 흉기에 희생된 조 콕스 영국 노동당 의원, 이라크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 등이다.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를 설계한 것으로 한국인들에게도 친숙한 자하 하디드는 3월 말 심장마비로 돌연사했다.
이 외에 미국 팝가수 비욘세,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 디오르 수석 디자이너, 영국 셰프 메리 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켈리앤 콘웨이 등도 20인에 선정됐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