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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여야정 협의체 최우선 과제는 경제다

입력 | 2016-12-13 00:00:00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여야 3당이 어제 원내대표 회담에서 탄핵 정국에 따른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여야정(與野政)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여야는 민생·경제 현안을 다루기 위한 12월 임시국회도 12∼31일 열기로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국회는 국정의 한 축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국정 운영에 공동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시급한 경제와 민생을 챙기는 것은 중차대한 책무다.

 여야정 협의체의 형식과 참석 대상은 각 당의 논의를 거쳐 추후 결정하기로 했지만 원활하게 진행될지 속단하기 어렵다. 야당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상대할 뜻이 없다고 했고, 정진석 원내대표는 어제 여야 원내대표 회담 뒤에 사퇴했다. 이 대표 역시 여야정 협의체는 법과 규정에 있는 게 아니라며 “그 사람들 얘기는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갈 얘기”라고 불신감을 드러냈다. 여야정 협의체를 통한 국정 운영이 타당한지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같은 비상 상황에서는 정부와 국회의 협치(協治)를 통해 국민의 불안감을 줄이고 황 권한대행의 위기관리 체제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처음 열린 어제 국내 증시가 큰 충격을 받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한국의 정국 혼란 우려가 불거지면서 11월 한 달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서 1조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6개월 만에 ‘셀(Sell) 코리아’로 돌아섰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7%에서 2.4%로 낮추고,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2.0%로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할 만큼 성장률, 투자, 소비, 일자리에도 적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사회적 약자인 서민층이 가장 큰 고통을 받게 마련이다. 여야정 협의체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보다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는 것이어야 한다.

 황 권한대행은 어제 제1차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경제 분야는 유일호 경제부총리, 금융과 외환시장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맡는 것으로 정리했다. 민주당은 어제 의원총회에서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 카드를 수용할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새 사령탑을 추천했다가 경제가 나빠지면 책임을 뒤집어쓸까 봐 지켜보기로 했다니, 민주당은 경제가 좋아지기를 바라는지 그 반대인지 알 수가 없다. 탄핵 정국에서 어느 당이 유능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