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현상금 1200만원… 법 심판대 세우자” 잠적한 우병우 찾기
○ ‘국격(國格)’ 떨어뜨리는 우 전 수석
우 전 수석은 2차 청문회가 열린 7일에도 잠행하며 출석요구서와 동행명령서를 받지 않았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정조사 출석요구를 받은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최대 징역 3년 또는 벌금 1000만 원에 처할 수 있지만 본인이 직접 출석요구서를 수령해야 적용된다.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우 전 수석은 이런 맹점을 알고 의도적으로 출석요구서를 수령하지 않고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행태에 비춰 그를 ‘법꾸라지’(법률+미꾸라지)라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42)는 “법률 지식을 악용해 민주주의에 반하는 행동으로 국격을 떨어뜨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라며 비판했다. 국민의 분노도 높아지고 있다. 우 전 수석의 이웃인 정모 씨(61·여)는 “그렇게 기세등등하더니 국회의 부름을 거부하고 사라졌다는 데에 화가 난다. 나랏일을 한 사람이 일말의 책임감도 못 느끼다니 참 한심하다”라고 지적했다. 대학생 공모 씨(26)도 “대통령 탄핵안도 가결된 마당에 본인만 살겠다고 안 나오는 건 비겁하다. 잘못한 게 있다면 나와서 사과하고 아니면 아니라고 해명하는 성의는 보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의 무책임한 태도는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강남 땅 특혜 거래, 최순실 게이트 연루 등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특유의 싸늘한 태도로 “나는 모르는 일”이라는 취지로 대응했다. 동아일보가 그의 장모 김 씨와 최 씨의 골프 회동을 단독 보도한 뒤 우 전 수석은 지난달 29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왜 내가 한 일이 아니고 주변에서 한 일을 뭔가 엄청난 것처럼 그러는지 모르겠다”라며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 정치권-누리꾼 합심, ‘우병우 찾기’
정치권과 누리꾼들은 ‘우병우 공개 수배’에 나섰다. 일부 전현직 의원은 현상금까지 내걸었다. 7일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200만 원(추후 300만 원 추가)을 낸 것을 시작으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500만 원)과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100만 원),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100만 원) 등이 합류하며 현상금은 현재 1200만 원 이상으로 불어났다.
누리꾼들도 현상금 포스터와 각종 패러디물을 만들며 호응하고 있다. 일부는 우 전 수석에게 현상금이 걸리자 ‘불경기 속 최고의 알바’라 부르며 수사대를 자청했다. 디시인사이드 주식갤러리의 누리꾼들은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에 3시간째 잠복하고 있다”라거나 “흰색 벤츠를 타고 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등의 글을 올리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