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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무성측 “배 만들테니 선장 맡아달라” 유승민에 제안

입력 | 2016-12-13 03:00:00

[탄핵 가결 이후]쪼개지는 새누리
김무성 신당창당 착수





 새누리당 비주류의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가 12일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되면서 새누리당의 분당(分黨)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제 관심은 비주류 의원들이 김 전 대표의 ‘창당 깃발’ 아래 얼마나 모일지에 쏠리고 있다. 여권에선 앞으로 일주일 안팎 사이에 보수 신당의 파괴력이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기간 친박(친박근혜)계와 비주류는 최소 세 차례 격돌한다.


○ 김무성, 왜 신당 창당 택했나

 김 전 대표가 창당 작업을 서두르는 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이 여야의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되면서 조기 대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김 전 대표 측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분위기로는 헌법재판소가 내년 3월경 탄핵심판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다면 그해 5월 대선을 치르는데, 새로운 보수 신당으로 대선 후보를 내려면 당장 창당 작업에 들어가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 측의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전 대표가 이번 주말경 탈당할 때부터 의원 20명 이상을 끌고 나와 원내교섭단체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어차피 새누리당의 정치 생명이 끝난 만큼 보수 신당이 만들어지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대다수 보수 인사들이 신당 아래 모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이 인사는 최근 한 비공개 여론조사 결과 ‘비박(비박근혜)계 중심의 신당’이 ‘친박계 중심의 새누리당’보다 지지율이 두 배 높게 나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기도 했다.

 하지만 탈당에 앞서 ‘마지막 단추’가 끼워지지 않은 상태다. 보수 신당이 파괴력을 가지려면 유승민 나경원 주호영 정병국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새누리당 비주류 간판 인사들의 합류가 필요충분조건이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탈당을 결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잠재적 대선 후보인 유 의원은 탈당에 부정적이다. 김 전 대표 측은 유 의원에게 “배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전 대표가 만들 테니 그 배의 선장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유 의원은 아직까지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세 차례 격돌 뒤 비주류 집단 탈당할 수도

 하지만 비주류가 앞으로 일주일 안팎 동안 벌어질 친박계와의 정면 대결에서 당이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김 전 대표와 ‘운명’을 같이할 수도 있다.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이에 따라 1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는 양 진영 간 ‘1차 대전’이다. 친박계는 홍문종 정우택 의원 등을 내세워 정면 승부를 벌인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주류는 13일 원내대표 선거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주호영 의원이나 이주영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지만 아예 선거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정현 대표가 21일 사퇴에 앞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할 전국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밝힌 만큼 다음 주초 열릴 전국위는 ‘2차 대전’의 전장(戰場)이다. 비주류가 이들 선거에서 친박계를 누르고 승리한다면 김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작업은 빛을 발할 수 있다. 반면 비주류가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면 대거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대통령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도 제3의 전선(戰線)이 될 수 있다. 윤리위는 20일 최종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윤리위는 제명이나 탈당 권유 등 중징계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친박계 지도부가 이를 뒤집는다면 비주류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다.

 현재 새누리당 전체 의원 128명 중 친박 모임(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엔 이 대표를 포함해 56명(43.8%)이, 비주류 모임(비상시국회의)엔 44명(34.4%)이 참여하고 있다.

이재명 egija@donga.com·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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