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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리더십’ 문제삼은 친문… 민주 최고위서 고성 충돌

입력 | 2016-12-13 03:00:00

[탄핵 가결 이후]갈등 불거진 민주당
전해철 “지도부 향한 공격 제어를”… 우상호 “의총 발언을 어떻게 막나” 반박
‘개혁기구’ 문재인 제안 거부 앙금… 당내 “갈등씨앗 도처에 널려있어”




 탄핵 국면에서 잠복해 있던 더불어민주당의 내부 갈등이 서서히 표출되고 있다. 1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우상호 원내대표와 전해철 최고위원이 정면충돌했다. 여당의 극심한 내홍에 가려져 있지만 개헌, 대선 후보 경선 등 향후 당 운영 과정에서 파열음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 전 최고위원은 원내지도부의 탄핵안 처리 전후 상황 대처를 두고 우 원내대표의 지도력을 문제 삼았다. 전 최고위원은 친문(친문재인) 진영 핵심이고, 우 원내대표는 86그룹(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 운동권)의 리더 격이다.

 충돌의 발단은 9일 탄핵안 가결 직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였다. 전 최고위원은 당시 일부 의원이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당 리더십을 공개 비판한 점을 언급하며 “의원들의 지도부 공격을 우 원내대표가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몰아세웠다고 한다. 당시 의총에서는 “그동안 추미애 대표 등의 많은 실수에도 (의원들이) 눈감아왔다”는 등 불만이 나왔다.

 이에 우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의총 발언을 어떻게 원내대표가 막을 수 있느냐”며 맞섰고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우 원내대표가 탄핵안 표결 과정에서 고생했는데 비판을 받았으니 기분이 좋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탄핵 사유에 ‘세월호 7시간’을 넣는 문제를 놓고도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근원적 충돌 배경은 전날 우 원내대표의 기자간담회 발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인정하고 박 대통령 즉각 퇴진도 요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 즉각 퇴진과 황 권한대행 사퇴를 요구한 문재인 전 대표 및 추 대표와 배치된다. 또 “시민사회도 참여하는 사회개혁기구를 구성하자”는 문 전 대표의 제안에 우 원내대표는 “당은 당대로 알아서 하겠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한 당직자는 “두 사람은 최고위 직후 화해했다”면서도 “이런 갈등의 씨앗은 도처에 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청와대나 여당과 대치할 때는 당이 결집하느라 보이지 않았지만, 이제 당내로 시선이 집중되면서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얘기다.

 당장 개헌, 대선 후보 경선, 야권 통합 등이 대표적 난제다. 전선도 복잡하다. 친문 대 비문(비문재인) 대립은 개헌을 두고 재연될 조짐이고, 대선 주자 5명은 대선 후보 경선 방식을 놓고 머리싸움을 벌여야 한다. 대선 후보 구도가 ‘1강-다약(多弱)’에서 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빅2’로 재편된 점도 변수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문 전 대표가 압도적 1위라면 친문 진영의 장악력과 구심력도 커졌을 텐데 상황이 묘하게 됐다”며 “5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주최한 포럼에 의원이 78명이나 이름을 올린 건 ‘비문 진영’의 무언의 시위”라고 분석했다.

유근형 noel@donga.com·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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