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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너무 비싸”… 트럼프, 이번엔 F-35 구매 제동

입력 | 2016-12-14 03:00:00

美군수사업 예산 절감 본격나서 “구입비용 낮춰 수십억 달러 절약”
동맹국에 F-35 구매 독촉하거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 커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70)이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 도입에 제동을 걸며 미국 군수사업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국방예산 감축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한국에 대한 F-35 구매 독촉이나 방위비분담금 인상 압박이 강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는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F-35 구매 비용이 통제불능이다. (대통령에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부터 군사분야 등에서 수십억 달러를 절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F-35는 비싼 가격 때문에 미국 정부가 처음 도입한 2001년부터 논란이 컸다. 정부는 F-35 구매예산 상한선을 2330억 달러(약 272조 원)로 정하고 이를 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F-35 구입에 쓰인 돈은 1조4000억 달러(약 1638조 원)를 넘는다.

 트럼프의 발언은 F-35 구매를 줄이겠다는 뜻이 아니라 F-35 제조사 록히드마틴과 협상을 통해 구입비용을 줄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는 대선 유세 때 미국 전력이 고갈돼 전력 회복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록히드마틴도 가격이 비싸다는 전문가들 지적에 따라 꾸준히 제작비를 낮추고 있어 가격 협상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1대당 1억1200만 달러였던 F-35의 제작단가는 현재 9600만 달러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F-35 구입비를 낮추는 대신 록히드마틴의 F-35 해외 수출을 늘리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F-35 구매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2018년부터 F-35A 40대를 1대당 1200억 원에 들여올 예정이다. 국방부가 F-35A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한때 최순실 씨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트럼프는 나아가 전반적인 군수사업 예산 감축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는 6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새로 만드는 비용이 40억 달러(약 4조6800억 원)까지 올라갔다며 주문을 취소했다. 트럼프가 국방예산 감축에 나서면 선거 유세 때 밝힌 대로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인상 요구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