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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러’에 가려진 세월호 7시간

입력 | 2016-12-15 03:00:00

청문회서 朴대통령 행적 못 밝히고 한달뒤 ‘얼굴 멍’ 둘러싸고 공방 벌여
김영재 “필러자국”… 의료진 시술부인
“태블릿PC 조작으로 몰아가야” 최순실 지시 담긴 녹취파일 공개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을 규명하기 위한 14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3차 청문회에서도 새롭게 확인된 사실은 없었다. 다만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약 한 달 뒤인 2014년 5월 중순경 미용시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날 청문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집무실에 없었던 사실은 김장수 전 대통령국가안보실장(현 주중 대사)을 통해 거듭 확인됐다. 김 전 실장은 “(당시 박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몰라) 보좌관을 시켜 집무실과 관저로 (세월호) 보고서를 1부씩 보냈다”며 “보좌관에게서 ‘(박 대통령이) 집무실에 안 계신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날 의원들의 질문은 박 대통령의 ‘비선 진료’ 의혹에 집중됐다. ‘김영재의원’의 김영재 원장은 박 대통령의 얼굴 사진을 본 뒤 “(주름살 제거를 위한) 필러 시술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박 대통령에게 어떤 미용시술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뿐 아니라 청문회에 참석한 모든 의료인이 “미용시술을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누군가 거짓말을 했거나 ‘제3의 비선 의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안보와 직결됨에도 청와대 공식 의료체계가 붕괴됐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김 원장은 2014년 2월부터 별도의 신분증을 보여주지 않고 수차례 청와대를 드나들었다. 대통령 자문의였던 김상만 전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 역시 “자문의 임명 전부터 여러 차례 청와대를 방문해 박 대통령에게 태반주사를 놓았다”고 진술했다. 이날 의료진들을 통해 박 대통령이 얼굴 경련과 비대칭, 면역기능 이상을 앓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국정 농단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태블릿PC를 조작으로 몰아가야 한다는 최순실 씨의 음성 녹취록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 씨는 태블릿PC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으나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 의원은 15일 4차 청문회에서 최 씨 녹취록을 추가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청와대 이영선 윤전추 행정관은 연가를 이유로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특위는 이들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지만 두 사람 모두 동행명령 이행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김윤종·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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