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선 아빠 10명 중 9명이 육아휴직을 쓴다. 1974년 세계 최초로 성별에 관계없이 유급 육아휴직 제도를 만들었을 때만 해도 주로 엄마들이 썼다. 2002년부터 엄마와 아빠가 각각 적어도 한 달씩 육아휴직을 쓰면 부부가 쓸 수 있는 육아휴직 기간을 한 달 더 늘리는 것으로 제도를 바꿨더니 아빠 휴직이 부쩍 늘었다. 아빠가 육아휴직을 하면 온 가족이 행복해진다는 게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주장이다. 아빠는 아이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며 가정에 더 관심을 갖게 되고, 엄마는 육아 부담이 줄어든 직장생활에 더 적극적이 되면서 임금과 행복지수도 높아져서다.
▷세종실록에 여자 종에게 100일의 출산휴가를, 남자 종에게는 30일의 육아휴직을 줬다는 기록이 나온다. 21세기 한국 사회에선 ‘남자가 왜?’라는 사회적 통념, 승진 등에 대한 우려가 남성 육아휴직의 걸림돌이었다.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통계청의 ‘2016 일·가정 양립지표’를 보면 지난해 육아휴직을 쓴 남성은 4874명으로 전년보다 43% 늘었다. 여성의 17분의 1 수준이지만 10년 사이 23배가 늘어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