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 3차 청문회]
이날 청문회에서 김영재 원장과 전 대통령 자문의 김상만 씨(전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 외에도 확인되지 않은 ‘비선 의료진’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국가 안보와 직결된 청와대 의료시스템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 원장과 김 씨 등은 청와대 출입 시 최순실 씨처럼 ‘보안손님’ 대우를 받았다. 김 원장은 “2014년 2월 이후 부인(박채윤 와이제이콥스메디칼 대표)과 함께 5차례 정도 청와대를 방문해 진료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비용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가끔 금일봉을 줬다”고 밝혔다. 보안손님은 대통령 접견인사 중 공식적으로 인적사항을 남기지 않고 출입하는 인사를 일컫는다.
김 씨는 2013년 8월 대통령 자문의로 정식 위촉되기 전에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태반주사를 놓은 사실이 드러났다. 대통령 취임 후 6개월간 아무 자격이 없는 민간인이 대통령 진료를 맡았던 셈이다. 김 씨는 “이병석 주치의 시절 주치의와 청와대 의무실장 없이 대통령을 진료한 적이 있다”며 독대 진료도 인정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에게 정맥주사를 놓고 혈액을 채취한 의료진이 누구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김 씨는 차움의원에서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최 씨 이름으로 처방하고 2013년 9월 청와대 행정관이 가져온 대통령 혈액을 검사했다. 김 씨는 “태반주사는 직접 주사했지만 정맥주사를 누가 주사했고 혈액을 채취했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당시 청와대 의무동에 근무한 간호장교 신보라 전 대위도 “주사를 놓거나 혈액 채취를 하지 않았다”고 말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그는 대통령 혈액을 차움의원에서 검사한 이유에 대해 “호르몬 균형검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의료계에서는 박 대통령이 ‘부신피질 기능저하증’을 앓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