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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대출은 고정금리로… 1년이내는 ‘변동’ 유리

입력 | 2016-12-16 03:00:00

美 금리인상 폭풍… 재테크 전략




 “미국이 내년에만 세 차례 금리를 올린다는 게 사실인가요?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요?”

 미국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다시 올린 15일 국내 은행과 증권사 상담 창구에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대비하려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하루종일 이어졌다.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투자자들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파급 효과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목돈이 필요해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움직였다. 내년에 대출금리가 오를 것으로 보고 조금이라도 금리가 낮을 때 고정금리로 미리 주택담보대출 등을 받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견됐던 만큼 지난주부터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이 많았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기의 재테크 전략을 전문가들과 함께 자산별로 짚어봤다.

 신규로 장기 대출을 받으려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낫다는 조언이 많다. 최은숙 신한PWM 이촌동센터 부지점장은 “대출 기간에 따라 대출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국내 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기 때문에 대출 기간이 길면 고정금리가 더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년 이내 상환하는 단기 대출은 변동금리가 더 유리할 수 있다. 고정금리가 아직은 변동금리보다 0.5%포인트 정도 낮기 때문이다.

 이날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한 11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전달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석 달째 오름세로 올 들어 가장 낮았던 8월(1.31%)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로 이용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세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미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 당장 고정금리로 갈아탈 필요는 없다. 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은 “몇 개월이라도 더 저렴한 이자를 부담하다가 상황이 바뀌면 그때 갈아타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지금 고정금리로 바꾸더라도 금리 상승분이 반영되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싸게 돈을 빌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대출받은 지 3년이 넘지 않았다면 대출을 전환할 때 중도상환 수수료도 부담해야 한다. 원리금 상환 조건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잘 따져봐야 한다.

 예·적금 가입을 고민 중이라면 3개월 정기예금 등 단기 상품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 김탁규 IBK기업은행 반포자이WM센터 팀장은 “단기 금리가 상승세이기 때문에 짧게 투자 기간을 잘라 가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초까지 불확실성이 높아 장기 상품에 투자하는 건 뒤로 미루는 게 낫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얼마까지 오를까요?” “지금이라도 달러화에 투자해야 할까요?”

 이날 들어온 문의 중엔 원-달러 환율과 관련된 내용도 많았다. 김봉수 KEB하나은행 여의도 골드클럽센터장은 “내년 1분기(1∼3월) 달러당 120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유학생 자녀가 있어 달러를 정기적으로 송금해야 한다면 내년에 필요한 금액의 3분의 1 정도를 쌀 때 조금씩 미리 사두고 나머지는 1분기 이후 상황을 지켜보며 매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장은 “여유가 있다면 달러화에 대한 직접 투자보다는 달러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 상품에 투자해볼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해외 펀드의 경우 미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 센터장은 “현재로선 미국이 가장 유망하기 때문에 신흥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이고 미국 비중을 늘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채권은 만기까지 갖고 있을 수 없다면 환매를 고려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채권은 여전히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한 팀장은 “채권은 1997년 외환위기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만기에 일정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창 ramblas@donga.com·주애진·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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