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자 A8면 ‘말라붙은 일자리…월급 낮춰도 갈 곳이 없어’를 읽고, 직장이라도 있으니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연말 특수가 사라지면서 종업원 감축에 나선 식당이 부지기수다. 지인 중 노동으로 먹고살던 이는 건설 경기마저 증발되면서 실업자가 된 지 오래다.
제조업과 건설업, 음식·주점업은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을 떠받쳐 온 주축이었다. 그러나 장기화된 불황과 이에 따른 기업들의 구조조정 심화, 성장동력 발굴과 출발의 지지부진 외에도 ‘최순실 게이트’라는 뇌관까지 터졌다. 이로 인해 국정까지 마비되면서 정부마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사이 일자리 절벽의 높이는 치솟았고 그 속도는 또한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다.
사람은 밥을 먹지 않아도 3주간을 살 수 있지만 희망이 없이는 한순간도 살 수 없다는 말이 있다. 16년 만에 최고치가 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실업률과 낮아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가뜩이나 소멸되고 있는 희망을 가라앉게 만드는 요인이다.
홍경석 ‘오늘의 한국’ 취재본부장·대전 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