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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리꾼 첫번째 후원자는 아버지

입력 | 2016-12-19 03:00:00

“성공하려면 더 넓은 세상 경험해야”… 초등학교 5학년때 남아공 유학 보내




유태평양의 어릴 적 공연 모습.

 젊은 소리꾼 유태평양의 첫 번째 후원자이자 스승은 아버지였다.

 그의 아버지 유준열 씨(1958년생)는 아들의 태교를 국악으로 했고 아들이 태어나던 해인 1992년, 34세에 하던 사업을 접고 뒤늦게 전북대 한국음악과 92학번으로 입학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유치원과 운전학원 등을 경영하던 아버지는 젊은 시절 명창 조통달의 공연을 보고 판소리에 빠져 그의 제자가 됐고 마흔이 다 된 나이에 대학을 졸업한 뒤 전남도립국악단 사무장과 정읍시립국악단 단장을 지냈다. 국악공연기획과 국악이론을 전공한 그는 2011년 지병으로 일찍 세상을 떴다.

 아버지는 그가 국악에만 갇히지 않고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도록 초등학교 5학년 때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좋은 예술가가 되려면 다양한 나라 사람이나 음악과 교류해야 하고 영어도 익혀야 한다”는 지론에서였다. 그는 남아공에서 사춘기 시절 4년을 보내며 타악기의 매력에 빠졌고 재즈밴드 활동도 했다. 마침 변성기가 찾아왔다. 국내에 있었더라면 과도한 사용으로 목을 다치거나 슬럼프를 겪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너무 일찍 주목받아 빠르게 시들어버리는 다른 영재들과 달리 그가 지금도 국악을 즐기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청소년기에 다양한 인종과 음악을 접하며 지냈던 경험이 많이 작용했다.

 태교의 영향이었는지 그는 갓난아이 때부터 특이하게 유행가보다는 국악에 반응했고 드라마도 사극을 좋아했다. 말도 제대로 못 깨친 아이가 아쟁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냄비 뚜껑으로 꽹과리 치는 흉내를 내기도 했다. 그의 동생(20)도 중3 때부터 소리를 시작해 함께 남아공에 다녀왔고 전북대 한국음악과에 재학 중 군에 입대해 근무하고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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