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협치]野, 헌법 따른 황교안 대행 체제 흔들고 절차 거쳐 뽑힌 정우택도 외면 대책없는 강공 역풍 부를 수도
우경임·정치부
통상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각 당 원내대표를 예방하지만 주말 내내 만남은 없었다. 며칠 전 여야 3당이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며 협치 실험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한 것과는 사뭇 달라졌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서도 야당들은 자신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들어와야 한다는 태도다. ‘도로 친박당’을 만든 새누리당에 어떤 비전이 있는지 알 수 없다. 17일 촛불집회에선 “황교안 퇴진” 구호가 많았다. 정부 여당은 지리멸렬한 상황이다. 그러나 야당이 국정 운영 파트너를 입맛대로 고를 만큼 우리가 처한 대내외 현실이 녹록지만은 않다.
야당은 “정기국회가 끝났고 임시국회 일정이 확정됐으니 당장 여야가 원내에서 협상할 현안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정 원내대표와의 만남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야당이 임시국회를 소집한 이유는 탄핵안 통과 이후 국정 공백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취지 아니었던가. 국민 정서가 어떻든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게 된 사람에게 “당신은 국무총리일 뿐”이라며 20, 21일 대정부질문에 무조건 나오라고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탄핵소추 전 책임총리를 세우라는 각계의 촉구에 귀를 닫은 건 야당이었다.
우경임·정치부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