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대선 시계]반기문, 유엔 고별행사서 대선출마 강력시사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만들어주는 애플리케이션 ‘스냅챗’으로 강아지 분장의 사진을 찍고 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유엔 제공
이달 31일 퇴임을 앞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6일(현지 시간)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출입기자단과 마지막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치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성난 민심을 다독일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잠재적 대권 주자로서의 면모를 드러낸 것이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뉴욕 미국외교협회(CFR) 강연에선 “한국민은 ‘좋은 통치(good governance)’의 완벽한 상실에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다.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반당했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뉴욕 월가의 한 연회장에서 열린 유엔출입기자협회(UNCA) 연례만찬에서는 부인 유순택 여사(71)를 “내 아내는 ‘내 세상의 여왕’ 같은 존재”라고 칭찬했다. 사무총장 퇴임 후 민간인이 된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한 코믹 동영상에선 영화 ‘타이타닉’의 남자 주인공으로 나타나 “난 세상의 왕이다(I am the king of the world)”라는 명대사를 패러디했다. 행사 사회자는 “반 총장을 떠나보내 아쉽지만 그가 내년 9월 유엔총회 정상회의 때 (한국의 대통령으로) 다시 올지 모른다”고 말하는 등 반 총장의 한국 대선 출마 이슈가 화제가 됐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