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세월호 당일 진료기록부 놓고 필적 전문가들 분석 엇갈려 특검, 국과수에 감정 의뢰하기로
18일 채널A-동아일보 취재팀은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김 원장 장모의 진료기록부에 있는 김 원장 서명이 평소 김 원장의 서명과 동일한지 알아보기 위해 필적 감정 전문가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대조를 위해 2014년 4월 김 원장이 작성한 다른 환자의 진료기록부와 김영재의원의 향정신성의약품 관리대장을 제공했다.
이날 해당 문서를 분석한 서한서 예일문서감정원장은 “동일인이 작성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2014년 4월 16일 진료기록부상 서명은) 타인에 의해 작성됐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장모 진료기록부의 ‘ㅁ’은 왼쪽 위에서 시작해 오른쪽 아래로 내려쓰며 ‘ㄱ’보다 아래에 있지만 향정신성 관리대장 등 다른 서명의 ‘ㅁ’은 정반대 방향으로 썼고 그 위치도 ‘ㄱ’과 거의 동일선상에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 장모의 진료기록부는 세월호 참사 당일 김 원장의 행적에 대한 알리바이를 뒷받침하는 핵심 물증이다. 그는 참사 당일 청와대에 들어가 박 대통령을 진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자 “오전에 장모를 진료한 뒤 지인들과 인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날 감정을 의뢰한 또 다른 필적 전문가의 의견은 달랐다. 이희일 국제법과학감정원장은 “향정신성 관리대장의 모든 서명을 김 원장이 작성했다고 본다면 (세월호 참사 당일) 진료기록부도 김 원장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13년 5월 1일∼2014년 6월 23일 작성된 김영재의원의 향정신성 관리대장에 남아있는 서명 대부분은 흘려 쓴 것이지만 일부 또박또박 정자체로 쓴 것도 있다. 이 원장은 “이 중 정자체 서명은 세월호 참사 당일 장모의 진료기록부 서명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추가 자료가 있다면 더욱 정확한 감정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분석을 의뢰한 장모의 진료기록부는 원본이 아니라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이며 서명 외에 김 원장의 평소 필적을 비교할 만한 대상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한편 김영재의원의 진료기록부 원본을 확보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확한 필적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박지혜 채널A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