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이 되면 흡연자는 흡연자대로, 담배를 끊은 사람은 그들대로 괴롭다. 넘쳐나는 송년회 탓에 음주가 늘면서 담배를 평소보다 많이 피우거나 금연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곤 하기 때문. 회사원 박재원 씨(42)는 “6개월을 버텼는데 송년회 자리에서 다시 담배를 피우게 됐다”며 “한 잔, 두 잔 마시다가 취기가 오르면서 (담배) 한 대의 유혹을 참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말로 술이 흡연을 부르는 것일까, 아니면 그냥 기분 탓일까? 18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흡연과 술의 상관관계를 알기 위해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와 함께 국내외 연구를 분석했다.
또 비흡연자 777명, 흡연 경험자 158명, 현재 흡연자 178명을 조사한 결과 알코올의 섭취 및 빈도가 높을수록 흡연 확률도 높았다. 국내 연구도 유사하다. 한국알코올과학회에 따르면 흡연 대학생 308명을 조사해 보니 니코틴 의존도가 음주에 미치는 영향보다 음주가 니코틴 의존도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알코올의존증 환자 123명의 흡연 요인을 분석한 결과 알코올 갈망이 높은 군에서 하루 평균 흡연량이 많았다.
또 술자리에 놓인 당근, 오이 등을 자주 먹으면서 입이 심심하지 않게 한다. 물도 많이 마신다. 수분은 흡연 욕구를 떨어뜨리고 니코틴과 노폐물의 배설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또 계속 대화를 하거나 다른 일을 떠올려 흡연 욕구를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복식호흡 하듯 심호흡을 크게 하면 도움이 된다”며 “뇌에 산소를 공급해 긴장을 이완시켜 주고 연기를 깊게 빨아들이는 흡연 습관이 대체되는 효과가 생겨 흡연 욕구가 감소된다”고 설명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