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영어라 해도 언어장벽은 존재한다. 한국인만 이해하는 콩글리시처럼, 중국에서 쓰는 영어를 칭글리시, 독일식 영어를 뎅글리시라고 한다. 이러니 영어가 모국어인 원어민들과 비원어민들의 소통에 장애가 생길 수밖에 없다. 과거엔 영미식 본토 영어를 표준으로 떠받들었다면 요즘은 다양한 유형의 글로벌 영어를 존중하는 추세다. 최근 BBC 보도에 따르면 다국적인들이 근무하는 기업에서는 원어민을 위한 사내 강좌까지 마련했다. 예컨대 can't, don't 같은 축약은 피하고 자국에서 즐겨 쓰는 관용적 어법은 자제하라는 내용이다.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이 영어 교육을 다시 받는 이유는 ‘힘의 균형’ 때문이다. 영국 브리티시카운슬은 현재 영어 소통이 가능한 세계 인구를 약 17억5000만 명, 2020년엔 20억 명으로 전망한다. 원어민이 비원어민의 영어에 익숙해질 필요가 생긴 것이다. 실제 유럽연합(EU)에서는 비원어민이 원어민과 소통하면서 “우리처럼 영어를 할 수 없느냐”고 불평한단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