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分黨여부 12월 넷째주 분수령

불쑥 찾아온 정우택… 면담 거부한 3野 새누리당 정우택 신임 원내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이현재 정책위의장(오른쪽)이 19일 취임 인사차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예방하기 위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날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은 “친박(친박근혜) 원내대표와의 대화는 없다”며 만남을 거부해 문전박대를 당했다. 야당과 대화를 기다리겠다는 정 원내대표에 대해 야당은 ‘갑작스러운 예방’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유승민 단일 카드’에 당황한 친박계
비주류의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를 포함해 비주류 의원 15명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비대위원장으로 유 의원을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유 의원이 전날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이라면 독배를 마실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만큼 힘을 실어주기로 한 것이다. 이어 이 모임에 참석한 정병국 의원은 유 의원에게 이런 뜻을 전해 동의를 얻었다. 비주류 내 주도권 경쟁을 벌여온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을 갈라치기 하려던 친박계에 ‘단일 카드’로 역공을 취한 셈이다.
다시 공을 넘겨받은 정 원내대표는 일단 “검토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전날 친박계가 ‘유승민 불가’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만큼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유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당이) 풍비박산날 수 있다. 당을 깰 사람이면 비대위원장으로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일단 ‘시간 벌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동아일보 기자를 만나 “(20일) 의총에서 바로 결정하기보다 주류 측에 ‘비주류 단일안이니 검토해 달라’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비주류, 성탄절에 집단 탈당 감행하나
비주류의 ‘유승민 비대위원장 카드’는 사실상 친박계에 대한 최후통첩인 만큼 새누리당은 분당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관측에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 의원도 이날 자신과 가까운 3선, 재선 의원들과 조찬을 하며 탈당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일부 의원들은 “성탄절에 (탈당을) 실행해야 한다”며 구체적 시기까지 언급했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유 의원이 결단하면 지금이라도 의원 10명은 바로 탈당할 수 있다”며 “다만 원내교섭단체(20명)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전했다.
‘당 사수파’였던 유 의원이 ‘탈당의 문’으로 한 걸음 다가오면서 비주류 중진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 비주류 3선 의원은 “보좌진에게 탈당 선언문을 준비해 놓으라고 했다”면서 “이번 주 안에 결판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