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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역대 국수전 우승 결정국… 갑작스러운 파국

입력 | 2016-12-21 03:00:00

○ 최철한 9단 ● 이창호 9단
54기 도전 4국 8보(90∼98)




 백 ○로 뚫자는데 막지 않고 흑 ●와 같이 비상수단을 쓴 것은 그만큼 흑의 사정이 다급하다는 걸 보여준다. 하변에서 흘러나온 백 대마를 잡지 못하면 승부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변이 뚫리는 손해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만약 흑이 ● 대신 참고 1도 1로 막으면 백은 6까지 가볍게 타개한다. 흑이 백 한 점을 따내면 백 ‘가’로 둔다.

 또 백 90 때 참고 2도 흑 1처럼 바로 막는 것은 백 10까지 쉽게 두 눈을 내고 대마가 살아간다. 흑 91로 물러선 것이 정수이자 강력한 수.

 흑 97까지 일단 백이 자체로는 두 집을 내지 못한다. 밖으로 탈출해야 할 시점인데 탈출에 앞서 백 98로 강력히 끊어간다.

 그런데 이 수를 본 이창호 9단이 잠시 후 돌을 던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검토실에 모여 있던 기사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대기 중이던 기자들은 때 아닌 투석에 깜짝 놀랐다. 도대체 백 98 이후 진행이 어떻게 되기에 이 9단이 100수도 되지 않아 돌을 던질 것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