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 중앙역 인근… 신도 3명 부상… 용의자는 사원부근서 숨진채 발견
유럽에서 ‘테러 안전지대’로 꼽히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19일 오후 한 이슬람 사원에서 총격 사고가 발생해 3명이 다쳤다.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취리히 중심가에 있는 이슬람 사원에 온몸을 검은 옷으로 두른 괴한이 갑자기 들어와 기도실에서 기도하던 신도들에게 총을 쏜 뒤 달아났다. 취리히 중앙역 근처에 위치한 이 사원은 소말리아 출신 무슬림들이 예배를 위해 많이 찾는 곳이다. 총격을 가한 용의자는 사원에서 약 400m 떨어진 게스너교 근처에서 같은 날 시신으로 발견됐다.
스위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확한 사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범인의 인적사항과 테러 조직 연계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또 독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와 관련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스위스도 더이상 ‘테러 청정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취리히와 바젤 같은 대도시에서 무슬림과 지역사회의 갈등이 심해지고 있어 IS 등이 연계된 대형 테러가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주요국들은 일제히 크리스마스 테러에 대비한 경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브뤼노 르루 프랑스 내무장관은 “전국에 있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대상으로 치안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경찰청도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에 예정된 주요 행사들에 대한 보안 상황 점검에 나섰다. 미국도 크리스마스 관련 행사장에 무장경찰을 배치하는 등 테러예방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