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을 둘러싸고 내홍을 겪던 새누리당의 분당이 현실화됐다.
새누리당 비주류 31명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이달 27일 분당을 결행하기로 했다.
비주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회동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저희는 새누리당을 떠나기로 마음을 모았다"며 "가짜보수와 결별하고 진정한 보수정치의 중심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황 의원은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킨 친박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진정한 보수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새출발을 하기로 다짐했다"며 "친박-친문 패권정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어 안정적, 개혁적으로 국가를 운영할 진짜 보수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분당 결행은 12월 27일에 하겠다. 날짜를 이렇게 잡은 이유는 더 많은 의원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의미와 함께 의원들이 지역에 내려가 당원과 지역 주민에게 (분당의) 뜻을 전달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늘 33명 중 31명이 분당에 동의를 하셨지만 참석하지 못한 의원들 중 뜻을 같이 하겠다고 밝힌 분들이 있어 오늘까지 확인된 숫자는 35명"이라고 했다.
비주류 진영은 탈당으로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에 이은 네 번째 원내교섭단체를 즉시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원내에서 곧바로 '새로운 보수 세력'으로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김무성 전 대표가 이미 신당 창당 작업을 물밑에서 진행하고 있던 만큼 내년 1월부터 신당 창당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시, 도당 5개를 만들면 중앙당 창당이 가능하다. 탈당의 한 축인 김 전 대표는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것에 대해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저희들이 새로운 길을 가기에 앞서서 먼저 국민 여러분들께 석고대죄하면서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의 불통정치는 헌법유린으로 이어지면서 탄핵이라는 국가적 불행을 초래했다"며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사당으로 전락해서 국민과 당원동지 여러분을 실망시켰다"고 비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