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익히자” 6시간전 결심… 2차 공판준비기일엔 안나올듯
접견때마다 “대통령 걱정돼 탄핵심판은? 사임하시나” 물어

최 씨 측 변호인은 21일 “준비기일에 나오라고 직접 권했다”며 “재판에 대한 기본적인 ‘설계도’가 만들어지니까 잘 봐라, 검사들과 각 피고인의 변호인들이 어떤 논의를 하는지 직접 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최 씨는 며칠간 고민 끝에 “내 재판의 큰 그림을 보겠다”며 변호인의 조언을 받아들여 출석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본인의 국정 농단 때문에 온 나라가 뒤집힌 와중에도 구치소에서 변호인을 접견할 때마다 박근혜 대통령의 안부를 묻고 있다. 특히 탄핵심판 청구 후 “박 대통령은 잘 계시냐, 사임하시는 거냐” “탄핵심판이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질문을 쏟아낸다는 후문이다. 변호인들은 “지금 대통령 걱정할 때냐, 당신 앞가림이나 잘하라”며 재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지만 최 씨는 “(박 대통령이) 걱정돼서 그렇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이달 중순 청와대 참모들에게 자신을 가리켜 “나와 눈도 못 마주쳤던 사람인데”라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최 씨는 믿지 않는 눈치였다. 최 씨가 “박 대통령이 그렇게 직설적으로 말씀하실 분이 아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최 씨 측은 차분히 재판을 준비하고 특검 수사에 대비하는 한편 헌법재판소에서 증인으로 출석요구서가 전달되면 충분히 의견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최 씨 측은 21일 오후 변호인을 통해 딸 정유라 씨(20)의 체포영장 청구 소식을 전해 들었다. 정 씨 이야기만 나오면 눈시울이 붉어지며 말을 잇지 못한다는 최 씨는 정 씨의 귀국 여부를 궁금해하고 걱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차 준비기일은 이미 정해진 틀 안에서 법적인 세부 절차를 논의하는 수준이어서 최 씨는 현재로선 법정에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공판준비기일에 대리인을 법정에 세우면 출석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