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도 시종일관 '뻣뻣한'태도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우 전 수석은 이날 '최순실 국조특위' 청문회 증인으로 나와 최순실을 언제부터 알았냐는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현재도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도 모르냐"고 재차 묻자 "언론에서 봤다"고 답했다. '최순실 씨을 아느냐'는 질문에 "최순실은 현재도 모른다"고 답했다. 이런 우 전 수석의 발언이 나오자 청문회장에서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여야 특위위원들의 계속되는 의혹 내지 질타성 발언에 "의원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을 말하라는 촉구에는 "사실대로 증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증인석에서 곧은 자세로 질의하는 의원과 눈을 맞추며 답변을 이어갔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존경하느냐는 질문에는 "예"라고 짧게 답했다.
우 전 수석은 검찰청에 출두하며 기자를 노려본 장면이 공개돼 논란이 인 데 대해 "노려봤다기 보다는 놀라서 내려다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검찰 조사를 받던 중 휴식시간에 팔짱을 끼고 웃고 있는 사진이 공개돼 공분이 인 데 대해서는 "조사 당시 15시간 이상을 앉아서 조사 받았다. 중간에 잠시 수사검사가 자리를 비워 일어났다"며 "그날 몸이 안 좋아서 열이 나고 오한이 났는데 계속 추었다. 추우니까 팔짱을 낀 것이다. 수사 중도 아니고 휴식 중 이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우병우 증인의 답변 자세와 태도가 아주 불량하다"며 "박근혜 정부가 이렇게 무너진 부분에 대해 일종의 책임감을 갖고, 그런 마음으로 답변해달라"고 지적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 전 수석이 민정수석실 차원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관한 이른바 '대응 문건'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검찰의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내용이 거론된 문건을 제시하며 "청와대의 문건"이라고 말했다. 문건에는 미르재단의 이성한 전 사무총장 및 임직원 선발 문제 등 검찰 수사 상황과, 향후 조사에 대한 이른바 '모범 답안'이 기재돼 있다.
박 의원은 우 전 수석에게 "이 문건은 김필승 이사(K스포츠재단)라는 사람이 검찰 수사 들어가기 전에 청와대에서 만들어 건넨 문건"이라며 "보시면 익숙할 것이다. 필체가 같다"라고 추궁했다.
우 전 수석은 그러나 "그건 모르겠지만, 그 문건은 저는 모르는 문건"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에 "민정수석실에서 만들었을 것"이라고 재차 추궁했지만, 우 전 수석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