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대구 달성경찰서에 따르면 17일 오전 8시 20분경 화남파출소 앞 도로에서 이 파출소 소속 김기환 경위(49)와 임용 100일 된 새내기 임창수 순경(23)은 다급하게 경적을 울리는 흰색 승용차를 발견하고 곧바로 순찰차를 옆에 세웠다. 류모 씨(34·여)가 생후 15개월 된 딸을 태우고 볼일을 보러 가다가 갑자기 딸이 입에 거품을 물고 의식을 잃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류 씨는 "우리 아이 제발 좀 살려주세요. 숨을 쉬지 않아요"라며 어쩔 줄 몰라 했다.
김 경위는 신속하게 카시트에서 아기를 내렸다. 힘없이 늘어진 아기의 몸 상태를 본 그는 아기의 호흡이 돌아올 수 있도록 쉬지 않고 등을 두드리며 흉부를 압박하는 등 응급조치를 하면서 류 씨와 함께 순찰차 뒷자리에 올라탔다. 임 순경은 가장 가까운 병원 응급실을 확인하고 사이렌을 울리며 1분 만에 도착했다. 아기는 김 경위가 병원으로 가는 도중에 숨을 쉬도록 애쓴 덕분에 목숨을 건졌고 병원에선 응급 치료만 받고 퇴원했다.
임 순경은 "경찰관으로 근무한지 얼마 되지 않아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일에 힘을 보태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방범 활동뿐 아니라 시민 생명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 경찰관의 활약을 담은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이 대구지방경찰청과 경찰청 페이스북에 공개되자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25일 조회 23만여 회, 좋아요 1만여 건을 기록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