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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이-해맞이 명소도 AI 직격탄

입력 | 2016-12-26 03:00:00

당진 왜목마을-해남 땅끝마을 등 행사 취소로 숙박예약 절반 뚝
특수 기대했던 상인들 우울한 연말




 충남 당진시 석문면 왜목마을 주변 상인들은 요즘 울상이다. 왜목마을은 서해안에서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수도권에서 2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어 연말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 북새통을 이뤘으나 올해에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당진시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기 위해 공식행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정유년(丁酉年)이 오는 연말연시를 맞아 사람들로 북적이는 해넘이 해맞이 명소가 AI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사상 최악의 AI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예정된 해넘이 해맞이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를 기대했던 주변 숙박업소와 식당 등도 우울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다. 당진시 왜목마을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예년 이맘때면 객실 26개가 모두 예약됐으나 올해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가격을 2만 원씩 할인해 내놓았다”고 말했다.

 충남 서천군도 23일 문화관광과와 농림과, 안전총괄과, 서면 등 관련 부서 긴급회의를 열어 마량포구에서 열릴 예정인 해넘이 행사를 취소키로 했다. 충남의 경우 25일 현재 해넘이 해맞이 행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곳은 태안군이 유일하다. 하지만 그나마 예년에 비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 장흥군도 고병원성 AI의 위기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매년 1월 1일 관산읍 정남진전망대에서 열던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아직까지 AI가 발생하지 않은 전남 영광군도 축산농가의 우려 등을 고려해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해남 땅끝마을 행사도 열리지 않는다. 땅끝마을에서는 매년 12월 31일∼1월 1일 해넘이 해맞이 행사가 개최됐다. 동해안 해맞이 명소인 울산 간절곶 행사와 해넘이 명소인 인천 정서진 행사도 열리지 않는다. 이 밖에 전북 군산 새만금 방조제 수변로에서 열리는 2017 군산 새만금 해맞이 행사도 취소되는 등 전국의 유사 행사가 대부분 취소되고 있다.

 AI뿐만 아니라 독감까지 확산되자 겨울철 인기 있던 다른 행사들도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중부권 최대 빙어 낚시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충북 옥천군 동이면 안터마을은 올해 겨울 빙어축제를 열 수 없게 됐다. 1km 남짓 떨어진 양계장에서 AI가 발생하면서 행사가 불가능하게 됐다.

 행사 취소로 인파는 대폭 줄 것으로 보이지만 자발적으로 해넘이 해맞이를 찾는 사람들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박 2일 일정으로 당진 왜목마을 해넘이 해맞이 행사에 참가하려 했다는 명순경 씨(54·대전 서구)는 행사 취소 소식에 아쉽다는 반응이다. 명 씨는 “한번도 해돋이 행사에 가본 적이 없는데 내년에 대학에 입학하는 아들에게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기회를 주기 위해 왜목마을 해맞이 행사에 참가하려 했다”며 “다른 곳을 찾아보고 아니면 그래도 왜목마을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doyoce@donga.com / 장흥=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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