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대표 주장 김연경
“사랑해요” 22일입국한김연경이인천국제공항에서팬들을향해양손을머리위로올려하트모양을그리고있다.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캡틴김연경을보기위해이날공항에수십명의팬이모였다. 김연경소속사 P.P.A.P제공
2016년은 김연경에게도 의미가 남다른 한 해였다. 대표팀 주장으로 생애 두 번째 올림픽을 치른 김연경은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된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24일 전화로 물었다.
이미 세계적인 선수가 된 지 오래인 김연경에게도 생애 두 번째 출전한 올림픽은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은 무대였다.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하는 한편으로 주장으로서의 카리스마까지 발휘한 그에게 팬들은 열광했다. ‘센 언니’ ‘걸 크러시’ 등의 별명이 그의 이름 뒤에 붙기 시작했다. 코트 밖의 김연경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최근에는 방송 출연 등을 통해 팬들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 꾸준히 관리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또한 김연경이 팬들과 소통하는 창구다.
전날도 하루 종일 방송 촬영을 했다는 김연경은 “나의 다른 모습을 팬들에게 알리는 재미가 생기더라. 그동안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가능하면 시간이 되는 대로 팬들 앞에 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이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유에 대해 김연경은 “대표팀의 뛰어난 미모에 ‘식빵’이 큰 몫을 한 것 아니냐”고 농담을 던졌다. 김연경은 올림픽 경기 도중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식빵’을 연상시키는 욕설을 했는데, 이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면서 ‘식빵’이 그의 별명이 됐다. 그는 “메달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해 눈물을 흘렸지만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으며 뛸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이번 올림픽만큼 모든 걸 다 쏟아낸 경기는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생각보다 아쉬움은 덜 남는다”고 말했다.
동시에 “체계적인 준비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나라는 국제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렵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고도 덧붙였다. 올림픽 뒤 불거진 대한배구협회의 부실 지원 논란 때도 소신 발언을 했던 김연경은 “일부러 (쓴소리를) 했다기보다는 나는 항상 솔직하게 이야기를 한다. 앞으로는 좋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 “좋은 사람 짠 하고 나타났으면”
김연경은 “배구장에 찾아오라는 권유도 많이 받는데 나도 쉴 때는 배구장을 벗어나야 되지 않겠느냐”며 웃고는 “28일 새벽 비행기로 돌아가야 해 시간이 얼마 없다”고 아쉬워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김연경(가운데)과 그의 대표팀 선배 김사니(왼쪽), 후배 양효진이 셀프카메라 앱을 활용해 산타클로스처럼 보이게 한 모습. 사진 출처 김연경 인스타그램
“새해에는 좋은 사람이 짠 하고 나타났으면 좋겠다”며 애인이 생기길 바란다는 마음도 드러냈다. 김연경은 한때 모 방송에서 이상형을 묻는 질문에 “배려심, 이해심이 많고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능력도 많았으면 좋겠다”며 거침없이 속내를 밝혀 역시 그답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소 연예인 조인성을 이상형으로 지목해온 그는 올림픽 뒤 조인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리며 “오늘 계 탔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올해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이룬 그가 내년에도 새로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