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어디 뒀는지 몰라 도둑색출 소동도 신분 드러날까봐 주로 현찰 사용
최순실 씨는 ‘비선(秘線) 실세’라는 수식어처럼 돈을 쓸 때도 신원이 드러나지 않는 현금을 선호했다. 집안에 거액의 현금을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빼내 사용했다는 것이다.
최 씨의 집안 도우미들은 “최 씨와 그의 딸 정유라 씨는 두루마리 화장지 심에 현금 수백만 원을 말아 끼워놓고 썼다”고 동아일보에 증언했다. 최 씨가 300만 원을 말아 넣은 화장지를 어디에 뒀는지 깜박 잊고 있다가 범인을 색출한다며 한바탕 소동을 벌인 일도 있었다. 가사 도우미 A 씨는 “최 씨 모녀가 정 씨의 남편이었던 신주평 씨와 육아도우미 B 씨를 도둑으로 몰아 ‘신고하겠다’며 난리를 쳤다. 결국 B 씨가 돈을 찾아냈지만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안 했다”고 말했다.
신분을 감추려는 최 씨의 행태는 미용시술비 결제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황영철 의원이 확보한 김영재의원 현금영수증을 보면 최 씨는 2013년 11월 13일, 2014년 10월 28일, 2015년 12월 31일 등 세 번에 걸쳐 총 7900만 원의 진료비를 현금으로 냈다. 이 중 2013년 현금 결제한 금액은 4000만 원이나 된다. 최 씨는 병원 측이 “현금영수증을 발급받겠느냐”고 묻자 “필요 없다”며 무기명 영수증을 받았지만, 조사 결과 ‘최보정’이라는 가명으로 결제한 사실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