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야구단의 경영공백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벌써 28일째 사장 자리가 공석이다. 스토브리그가 한창인 이때, 경영 수장이 없는 kt로선 이렇다할 전력보강이 힘든 상황이다. 유니폼을 입고 있는 김진욱 신임감독(왼쪽). 스포츠동아DB
kt의 경영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무려 28일간 구단 컨트롤타워의 실종이다. KBO리그 정규시즌은 장기전이며, 그라운드는 전장이다. 전쟁이 개전되면 현장 지휘관의 역량과 역할 그리고 책임이 가장 중요하다. 스토브리그는 전쟁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이 기간 갖춰진 전력은 스프링캠프를 통해 하나의 팀이 되고 긴 전투에 돌입한다.
야구단에서 사장과 단장의 능력과 지혜가 가장 필요한 순간이 스토브리그다. 전력 전체에서 굉장히 비중이 큰 외국인선수 계약, 그리고 프리에이전트(FA) 선수 영입은 감독이 아닌 예산권을 가진 사장과 단장의 힘이 필요하다.
2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kt는 2016년 스토브리그에서 단 한 건의 ‘실적’도 올리지 못했다. 구단의 컨트롤타워인 대표이사는 자리를 비운 지 오래다. 27일까지 공식적으로 28일, 실질적으로는 한 달 이상 경영공백 상태다.
2014년 취임한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황 회장은 취임 이후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이뤘고,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조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큰 성과를 올렸다.
다만 kt그룹은 국민연금이 전체 주식의 10.47%를 보유한 대주주다. 회장 선임 때마다 정치권의 영향력이 있었다는 점을 부정하기 어렵다. kt스포츠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이유다.
취임과 함께 ‘화끈한 지원’을 약속 받은 김진욱 감독은 숨김없이 “선발투수와 코너내야수 보강이 꼭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FA 협상의 키는 자금동원 능력과 결단력이다.
kt 관계자는 “그룹 정기인사 때 새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임종택 단장이 역할을 다하고 있고 그룹에서도 최대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 공백은 최소화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