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특위 2시간 반 구치소 현장신문 “김기춘-우병우 모른다” 부인 일관… 재단 모금-인사 개입 의혹도 부정 “재산 몰수할수 있으면 하라” 반박… 안종범 “朴대통령 지시 따랐을뿐”
최순실 ‘구치소 청문회’도 거부… 수감동 찾아간 국조특위 26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 농단’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장 증인석에 ‘증인 최순실’이라고 적힌 명패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왼쪽 사진). 이날 최 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 주요 증인 3명은 출석을 거부했다. 결국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오른쪽 사진 오른쪽)과 특위 위원들은 이날 오후 우여곡절 끝에 수감동 내 접견실에서 최 씨와 2시간 반 동안 비공개 신문을 진행했다. 국회사진기자단
최 씨는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 등 박근혜 정부의 주요 인사들에 대해 “모른다”며 부인으로 일관했다. 태블릿PC를 두고는 “2012년에 한 번 봤을 뿐이다. 집에서 주로 노트북을 쓴다. 태블릿PC는 쓸 줄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및 기업 모금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내가 낸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정부 장차관 인사 개입 의혹 등도 모두 부인했다. ‘부정 축재한 재산이 있다면 국가가 몰수할 수 있다’는 특위 위원들의 말에 “할 수 있으면 몰수하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정유라 씨 중 누가 더 걱정되느냐’는 질문에는 “딸이 더 걱정된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특위 위원들은 전했다. 또 한 특위 위원이 ‘국민들은 최 씨가 종신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하자 최 씨는 “종신형을 받을 각오가 돼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날 최순실 게이트 핵심 3인방에 대한 구치소 청문회는 당초 서울구치소 청사 3층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최 씨 등은 ‘재판과 특검 수사’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이에 국조특위 위원들은 2개 조로 나눠 최 씨,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을 각각 현장 신문했다. 국회의 ‘수감동 현장 신문’은 1989년 3월 국회의 ‘5공 비리특위’ 조사단이 서울 영등포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장영자 씨를 방문 조사한 이후 27년 만이다.
의왕=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