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감방 청문회’]“대통령 대면”→“기억 안나” 말 바꾸기도
27년만의 구치소 현장 신문 최순실 씨 ‘국정 농단’을 다루는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들이 26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열린 현장 청문회에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앞줄 왼쪽 뒷모습)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앞줄 오른쪽)을 면담하고 있다. 안 전 수석은 “나는 따르기만 했다”고 강조했고, 정 전 비서관은 “대통령 말씀자료를 최 씨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특조위원들이 전했다. 남부구치소 제공
이날 안 전 수석은 혐의 대부분에 대해 “내 스스로 판단하고 이행한 적이 없다”라고 했다. 특히 ‘본인이 작성한 17권의 수첩 기록 중 추론으로 기록한 대목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는 “단 하나도 없다. 모두 대통령의 발언과 지시 사항, 행적, 사실만을 적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최순실 씨에 대해선 “본 적은 있지만 실체는 몰랐다”라고 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 행적에 대해 “참사 당일 전후로 일정이 빽빽했지만 그날만 유독 일정이 비어 있었고, (대통령이) 매우 피곤해했다”며 관저에 있었다고 증언했지만 대면 여부에 대해선 진술이 오락가락했다. 당시 관저에 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의 사생활이라 말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의 미용 시술 의혹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며 같은 답변을 했다.
이날 참석한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은 “두 사람 모두 3시간 넘게 신문이 이어졌지만 차분한 표정으로 또박또박 할 말을 다했다”고 전했다. 다만 안 전 수석은 지병에 디스크 증세를 호소해 앉아 있기 불편해 보였다고 한다.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두 사람은 현장에서 선서도 하지 않았다. 진술 모두에 진실이 담보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