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상 최악 확산]씨닭 48% 도살처분에 품귀현상… 병아리 키워 알 낳기까지 1년 걸려 정부 “값 올리는 제빵업체 조사”
땅에 묻히는 닭 27일 전북 최대의 산란계(알 낳는 닭) 밀집 지역인 김제시 용지면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도살처분 작업을 하고 있다. 김제=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7일 0시까지 전국적으로 도살처분된 산란계는 1964만 마리로 전체 사육 규모의 28%를 넘는다. 산란계의 어미인 산란종계(씨닭)는 전체의 48.3%인 41만 마리가 도살처분됐다. 산란종계가 낳은 병아리가 산란계가 되는 데까지 6개월, 산란계가 알을 낳기까지는 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걀 부족 현상은 길게는 1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시중에서는 달걀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7일 30개들이 달걀 한 판(중품 특란 기준)의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794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42.8%나 올랐다. 이날 홈플러스는 전국 전 점포에서 판매하는 달걀 소비자가를 평균 4.5% 인상한다고 밝혔다. 기존 30개들이 한 판(대란 기준)에 6990원이던 소비자가는 7290원으로 오른다. 홈플러스가 달걀값을 올린 것은 이달 들어서만 4번째다.
하지만 일시적인 고육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하루 전국적으로 반출될 달걀은 약 1000만 개로 국내 하루 달걀 소비량의 4분의 1 정도에 그친다. 게다가 29일부터 또다시 일주일 동안 달걀 반출이 금지되면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정부는 달걀 수급을 핑계로 가격을 지나치게 올리는 유통 및 제빵 업체가 있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김재수 농식품부 장관은 27일 “달걀 수요량의 20% 정도가 가공품 등 업체 수요인데, 달걀이 부족하다고 해서 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있어 수급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달걀 수급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다음 달부터 달걀 수입 시 관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또 각종 대책에도 달걀값 상승세가 지속되면 정부가 달걀을 수입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손가인 gain@donga.com·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