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분당]조기대선 앞두고 新4당체제로
“진정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자” 새누리당을 탈당한 비주류 의원들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 추진을 공식 선언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개혁보수신당은 “진정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고, 진짜 보수 세력의 대선 승리를 위해 밑거름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이날 탈당한 의원 29명 가운데 이혜훈 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사진 촬영에 빠졌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27일 분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 추진을 선언하며 강조한 대목이다. 자신들이 ‘보수의 본류’임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야권이 추구하는 개혁과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보수 정당 사상 첫 대규모 분당인 데다 26년 만에 ‘4당 체제’가 부활하며 내년 대선을 앞둔 여야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개혁보수신당 ‘진짜 보수’ 자처
선언문에는 또 “국민과 헌법이 대통령과 국회의원보다 위에 있는 진정한 민주공화국과 법치국가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나아가 “법과 원칙을 지키는 기업은 적극 지원하되,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재벌의 불공정 행위는 엄벌하겠다”라며 경제 분야에서의 개혁 노선을 강조했다. 안보를 두고는 “안보 무능은 국정 무능”이라며 “안보에 있어 어설프고 감성적인 접근을 배격하고, 어떤 도발에도 강력하고 단호한 응징 태세를 갖추겠다”라고 했다.
친박-친문(친문재인) 식의 ‘인맥 중심 정치’와 1987년 이후 한국 정치를 지배한 영호남 기반 ‘지역주의 정치’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당 운영 비전도 제시했다.
○ 김무성 “반 총장 새누리당 선택할 리 없어”
보수신당은 특히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 지역을 타깃으로 적극적인 탈당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TK 민심의 향배가 결국 새누리당과 보수신당 간 ‘보수 적자(嫡子) 경쟁’의 성패를 가를 변수이기 때문이다. 보수신당의 핵심 축이자 TK에 지역구를 둔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대구시장, 의원, 구청장, 광역·기초의원 등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며 “앞으로 새누리당에서 탈당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TK에선 신당 지지도가 낮은 상황이다. 이날 매일신문·TBC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38.9%로 개혁보수신당(13.2%)을 3배 가까이 앞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거취와 보수 결집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무성 의원은 “(반 총장이) 이미 사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은 택할 리 없을 것”이라고 했다.
홍수영 gaea@donga.com·신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