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삽입곡으로 인기를 얻은 스웨덴 싱어송라이터 라세 린드와 그가 부른 ‘Hush’가 든 드라마 ‘도깨비’ OST 싱글 표지(두번째 사진). 칠리뮤직 제공
스웨덴 가수 라세 린드가 현지의 스튜디오에서 노래하면 작사·작곡·프로듀스를 맡은 한국 음악가들이 서울의 스튜디오에서 의견을 전달하는 식이었다. 이들은 10월 말부터 페이스북 메시지, 스카이프를 동원해 의견 교환을 했다. ‘Hush’는 11일 발매와 함께 아이돌 가수들을 제치고 국내 음원 종합차트 정상을 밟았다. 보름이 지난 현재까지 20위권 안에 머물며 음원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한국 드라마 주제곡 시장에 해외 가수들이 찾아든다. 여러 차례 OST 제작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이름 있는 해외 가수의 경우, 한국 드라마 삽입곡을 부른 대가로 곡당 1만 달러(약 1200만 원) 이상을 받는 경우도 있다”면서 “웬만한 국내 유명 가수에 맞먹는 액수로, 한국에 없는 독특한 음색과 분위기를 원하는 제작진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국 제작진과 해외 가수의 니즈가 딱 떨어지는 경우가 흔치는 않다. 한 제작사 대표는 “왕년의 록 스타의 경우 노래는 잘하지만 날카로운 고음이 감미로운 영상과 잘 붙지(어울리지) 않아 고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국적이되 묘하게 한국 감성과 어우러지는 해외 가수가 선호되는 이유다. ‘Hush’를 부른 린드는 2006년 ‘소울메이트’ 이후 ‘로맨스가 필요해’(2012년), ‘엔젤아이즈’(2014년), ‘풍선껌’(2015년)을 포함해 한국 드라마에 6곡을 삽입했다. 부드러우면서도 국내외에서 찾기 힘든 특이한 음색이 비결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린드의 한국 매니지먼트를 맡은 칠리뮤직의 이준상 대표는 “린드는 1년간 서울에 살아 한국 드라마 제작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서 “벨기에의 시오엔 등 가능성을 가진 해외 가수들의 OST 참여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