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신봉태 동국대 명예교수
신봉태 교수는 “하루 평균 200여 통의 전화를 하다 보니 24시간이 업무시간”이라고 말했다.
안영식 전문기자
하지만 이를 의심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투자한 시간이 실력의 차이를 결정 짓는 비율은 음악, 스포츠, 체스는 20∼25%, 학술 분야는 4%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메울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뜻이다.
사람의 성공 여부에는 많은 변수가 작용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한다. 어느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이 유행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성공을 하려면 일단 시도를 해야 한다.
“골프와 자식은 자기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다. 특히 골프는 할수록 어렵다.”
연습하고 레슨을 받으면 골프 실력이 향상되는데 도대체 무슨 말일까. 신 교수가 말하는 핵심 포인트는 ‘욕심’이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열심히 하면 보기 플레이는 할 수 있다. 그러면 싱글을 치고 싶고, 내친김에 언더파를 기록해 보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각 수준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능력에 따라 즐기면 되는데,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골프만큼 어려운 운동도 없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마케팅 전공) 박사 학위를 딴 신 교수는 귀국해 여러 대학의 강사를 거쳐 한 기업의 자금담당 임원도 지냈다. 1997년 광운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임용될 때만 해도 골프가 자신의 주업(主業)이 될지는 몰랐다.
신 교수 특유의 추진력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동 중이었던 동생 신동하 프로의 조언을 받아 커리큘럼을 짰다. 첫 학기부터 40명 모집에 80여 명이 몰려 자신감을 얻었다.
그가 광운대(20기)에 이어 한양대에서 만든 골프 최고위과정을 수료한 CEO는 3500명이 넘는다. 신 교수는 올해 한양대에서 정년퇴직을 했지만 그를 명예교수로 초빙한 동국대에서 CEO골프과정 11기(45명)를 맡아 아직도 바쁘게 일하고 있다.
2013년 홀인원을 딱 한 번 기록한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1언더파 71타. 한창 때 로(low) 싱글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스코어만 따지면 절대고수는 아니다. 하지만 쟁쟁한 프로골퍼 교수진을 능가하는 ‘매의 눈’을 지녔다. 스윙 몇 차례만 봐도 수강생의 문제점을 꼭 집어낸다. 하기야 세계적인 전담 코치들이 프로들보다 실력이 나아서 프로들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신 교수는 그동안의 현장 교육 경험을 압축해 8가지(남녀노소, 키다리, 땅딸이, 뚱뚱이, 홀쭉이) 교습 매뉴얼을 직접 만들었다.
물론 이는 거저 얻은 게 아니다. 신 교수 본인이 58개 대학의 각종 최고위과정을 수료했다. 그를 통해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자료를 축적해왔다.
그의 메모 습관은 부러울 정도다. 그는 총 668차례(2016년 12월 7일 기준) 라운드를 했다. 그런데 라운드마다 일시, 장소, 스코어, 동반자의 이름과 직장(직책)은 기본이고 다음 라운드 때 자신의 플레이에서 개선해야 할 점 등까지 꼼꼼하게 기록해 놓았다.
“그동안 내가 수료한 다양한 최고위과정 수강료와 라운드 비용을 합치면 수억 원에 달할 것이다. 투자 없이는 결과도 없다. 요체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곳에 돈을 쓰는 것이다. 내가 운영하는 골프 최고위과정은 두 마리 토끼(골프실력 향상+인적네트워크 강화)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의 투자처라고 자부한다.”
안영식 전문기자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