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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내가 세월X를 만든 진짜 이유, 내 아이에게 진 빚 갚으려…”

입력 | 2016-12-28 11:07:00

자로 ‘세월X‘ 캡처


네티즌 수사대 자로가 세월호 참사를 다룬 필리버스터 다큐 ‘세월X(SEWOLX)’를 만든 진짜 이유를 밝혔다.

자로는 25일 유튜브에 8시간 49분 분량의 ‘세월X’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을 만든 이유는 'Chapter 19. 다큐를 만든 이유', 8시간 27분부터 공개된다.  

영상은 윤민석 씨가 작사·작곡한 노래 '이름을 불러주세요' 를 배경으로 "올해 1월부터 이 다큐를 만들기 시작했다"며 "나는 정말이지 진실을 찾고 싶었고 내가 본 그대로를 말하고 싶었어"라는 글과 함께 시작된다.

잠시 후 영상에는 "내가 다큐를 만든 진짜 이유를 이제 밝히고 싶어"라는 글귀가 나온다.

자로는 "세월호 참사날인 4월 16일은 내 첫아이의 기일 다음 날이다. 아이를 잃은 유가족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며 "그분들을 돕는 것이 내 아이에게 진 빚을 갚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제작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아직 그 빚을 다 갚지 못 했다"며 "이 다큐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라고 덧붙였다.

다큐에 이 같은 사실을 밝히는 이유에 대해선 "아직 어린 내 아이들이 이 다큐를 봤을 때 아빠의 진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서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자로는 "아빠의 2016년은 정말 뜨거웠단다"라며 "그리운 사람들. 그리운 이름들. 메리크리스마스"라고 마무리했다.

▼자로가 남긴 '세월X'를 만든 진짜 이유 전문▼

많은 사람들이 혼자서 어떻게 이런 다큐를 만들었냐고 물어.

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대답했어.

"새월호 침몰 원인에 대한 확신 때문"이라고.

그런데 사실 거짓말이야.

진짜 이유는 따로 있어.

나의 첫 번째 아이는 지금 하늘나라에 있어. 그리고 그 아이가 떠나간 날이 '4월 15일'이야.

아이가 떠나갈 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그래서 늘 4월만 되면 죄책감과 무력감에 시달려야 했어.

그런데 아이의 기일 바로 다음 날 세월호 참사가 터졌어. 아이를 잃은 유가족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

죽어가는 아이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유가족 분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어.

그분들을 돕는 것이 하늘의 내 아이에게 진 빚을 갚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정말이지 미친 듯이 파고 들었어.

하지만 아직 그 빚을 완전히 갚지 못했어.

그래서 이 다큐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어.

지금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아이의 이름이 떠올라.

이름을 부른다는 것. 옆에서 이름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몰라.

내가 다큐에 이 얘기를 남겨 놓는 이유는 아직 어린 나의 아이들이 언젠가 이 다큐를 봤을 때 이 아빠의 진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어서야.

아빠의 2016년은 정말 뜨거웠단다.

그리운 사람들. 그리운 이름들. 메리크리스마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