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 약진에 K7 인기 힘입어 11월까지 누적판매량 43만957대 현대차보다 2000대 정도 앞서… 12월 판매량 집계 봐야 하지만 “기아차 성장 상징적 사건” 주목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기아자동차 테헤란로지점에서 한 영업사원이 3차원(3D) 홀로그램 전시물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있다. 기아차는 28일 국내 최초로 3D 홀로그램 전시물이 적용된 전시장을 선보였다. 이곳에서는 동작인식 센서를 통해 입체적인 차량 사진을 볼 수 있고, 가상 드라이빙 체험과 홍보 영상 관람이 가능하다. 기아자동차 제공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산 완성차 업체 5곳 중 기아차가 내수 누적판매(승용차 기준)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아차는 1월부터 11월까지 43만957대를 팔아 2위 현대차(42만9030대)를 1927대 앞섰다. 3위는 한국GM(15만1713대), 4위는 르노삼성자동차(9만7023대), 5위는 쌍용자동차(9만2854대) 순이다.
12월 판매량을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현대차를 누르고 처음으로 내수 판매 1위로 올라설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기아차는 현대자동차그룹의 형제 계열사인 현대차에 밀려 늘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반면 기아차는 레저용차량(RV)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강점을 내세워 약진했다. 스포티지, 쏘렌토, 니로 등 RV 차량이 기아차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고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는 K7이 인기를 끌었다.
양사는 매달 3만∼4만여 대를 각각 내수시장에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2000여 대 차이는 뒤집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올해의 상황을 기아차가 현대차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성장한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신형 그랜저(그랜저IG)가 예상을 넘어선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12월 판매량을 반영하면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IG는 사전계약 2주 동안 계약 대수 2만7000대를 넘어섰고 12월에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순위 역전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에는 올해의 부진을 씻기 위해 쏘나타 풀체인지급 모델, 그랜저IG 하이브리드, 제네시스 G80 디젤,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소형 SUV 등 쟁쟁한 신차들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아차는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신차가 신형 모닝, 신형 프라이드, K8 정도로 단출해 신차 효과를 누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3위 한국GM는 ‘말리부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말리부와 SM6는 현대차 쏘나타가 독주하던 기존 중형 세단 시장을 뒤바꾸며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쌍용차는 대표 모델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가 내수시장에서 5만1322대가 팔려 쌍용차 전체 판매량의 55% 이상을 차지했다. 국산차 업체 관계자는 “올해는 소형 SUV 등 새로운 차종이 인기를 끌고 중형 세단 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