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비영리단체 빚 1500조 돌파… 정부는 여유자금 3년만에 최대
반면 세금이 많이 걷혀 정부의 여윳돈은 3년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일반 기업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면서 처음으로 여유자금이 생겼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 잉여 규모는 1조9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2조2000억 원(86.5%) 급감했다. 이는 새로운 국제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09년 이후 최저치다. 과거 통계 기준으로 비교하면 2005년 2분기(1조7000억 원)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적다. 자금 잉여는 가계가 예금, 보험, 주식 투자 등으로 굴린 돈(자금 운용)에서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자금 조달)을 뺀 것으로 가계의 여유자금을 뜻한다.
주택 구입 등으로 빚을 계속 늘리면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9월 말 현재 1517조 원으로 처음으로 1500조 원을 넘어섰다. 3개월 새 37조8000억 원 늘어났다.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비율은 2.2배로 2013년 6월 말(2.19배) 이후 가장 낮았다. 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더 빠르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 기업(비금융 법인기업)들은 3분기 자금 잉여 규모가 4조5000억 원이었다. 관련 통계가 재편된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비금융 기업에 여윳돈이 생긴 것이다. 3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이 0.2%에 그치는 등 민간 기업들의 투자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정부의 자금 잉여도 18조7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8조1000억 원 늘었다. 2013년 3분기(23조6000억 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세수(稅收) 확대로 정부가 벌어들인 돈은 많아진 반면 국고채 발행 축소 등으로 나간 돈은 줄면서 정부의 여윳돈이 크게 늘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